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창용 “6.7월 물가 더 뛴다, 불확실성 커”...내달 빅스텝 명분 쌓기


입력 2022.06.21 11:27 수정 2022.06.21 11:3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물가 전망치 4.7% 상향…추가 금리인상 불가피

“물가 중심 통화정책 운영...빅스텝, 종합 고려”

한미간 금리 역전시 자본유출・환율 영향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과 내달에도 5%대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를 전망하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증가세가 꺾일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내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6%를 넘기면 한은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인상)’ 단행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국내외 상황을 볼 때 6월, 7월에 물가상승률은 5월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분기 3%대로 올라선 뒤 지속 증가, 지난달 5.4%를 돌파했다. 이는 13년 9개월만의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이달 물가상승률은 5%대 후반 혹은 6%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물가오름세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여파로 국제 유가 상방 압력이 높아지고, 국내에서는 거리두기 해제나 추경 등으로 민간 소비 회복에 따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급과 수요측 압력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향후 국내 물가가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4.7%)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에서 4.7%로 상향한 것이다. 앞서 한은은 물가가 예상외로 치솟자 지난달 물가전망치를 3.1%에서 4.5%로 대폭 끌어올린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데이터를 보면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졌고,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등으로 국제 유가가 이달 120달러 안팎으로 크게 오르는 등 대외 여건이 달라졌다“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밝혔다.


특히 높은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 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물가를 잡기 위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중립금리까지 가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간다고 하면 여러 변수를 보고 그 이상으로 올릴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중립금리 공개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반대했다. 현재 중립금리는 2% 중후반대로 추정되고 있다.


빅스텝 여부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데이터 디펜던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 총재는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물가가 올라갔을 때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 환율이 주는 영향, 변동금리채권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계의 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주변에 여러가지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7월, 8월, 10월, 11월이다. 한은이 네 번 모두 기준금리를 각 0.25%p씩 올리면 연말 기준금리를 2.75%에 도달한다. 하지만 최악의 물가위기에 내달 한번의 빅스텝을 단행, 연말 기준금리가 3.00%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 금리역전과 관련해서는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우리하고 금리차가 굉장히 커지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 자본 유치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리차가 생길 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생기는 것인지, 환율 및 자본유출 영향 등 상황을 보면서 적절히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침제로 볼 수 있느냐는 하는 것에는 여러 견해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다 아니다를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5월 금통위 때 보다 물가는 좀 더 올라갔고 성장률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제로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도 현 상태에서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2%이상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