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더 타이트한 일정 소화
윤리위 출석 요청했지만 거절 당해
징계 가능성 등 질문엔 "모른다" 함구
엇갈린 전망에 당내 분위기 '뒤숭숭'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주요 일정을 예정대로 수행했다. 또한 윤리위 회의가 열리는 동안 당 대표실에 머물며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 안팎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다잡는 모습이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 언론사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이어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2 경영전략 콘퍼런스'에도 참석했다. 또 오전 10시 30분에는 인천 송도센트럴파크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승리를 자축하고 격려 인사도 나눴다.
저녁에는 일정을 잡지 않고 국회 당 대표실에 머물며 윤리위의 심의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윤리위에는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출석해 사실관계 소명에 나선다. 이 대표가 직접 윤리위 심의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난 이 대표는 "출석 요청을 했는데 거절 당했다"며 "윤리위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윤리위의 징계 의지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는 "잘 모른다"며 "그것을 윤리위가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데 어딘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철근 정무실장의 징계 처리 가능성 및 책임론 등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다만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국민의힘에 혁신위가 필요하다'는 여론조사 기사를 게재한 뒤 "혁신위를 사조직 논란으로 다리 한번 부러뜨리고 조사해도 필요하다고 하는 국민이 훨씬 많다"며 "옳은 방향으로 계속 가면 된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방향으로"라고 적었다. 대표로서 직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윤리위의 징계 결정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증거 인멸 교사 정황이 나온 만큼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사상 초유의 당대표 징계라는 정치적 부담에 윤리위가 이날 결론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대표를 징계하는 것인데 신중해야 한다"며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당 대표 징계 과정에 뚜렷한 증거도 없이 막연하게 품위니 어쩌니 해서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경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윤리위가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윤리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에서 이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논의가 길어질 경우 결과는 밤 늦은 시간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4가지 징계를 의결할 수 있는데, 징계 여부와 수위에 따라 정치적 파장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