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해 4개월 도피생활

조력자 2명, 27일 첫 재판…이은해, 조현수 도피 생활 도운 혐의

이은해 등에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맡겨…수익금 1900만원, 도피 자금으로 사용

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해(왼쪽)와 조현수. ⓒ연합뉴스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31)·조현수(30)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바탕으로 4개월 간의 도피 생활을 이어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 등의 조력자 A(32)‧B(31)씨의 첫 재판에서 이들의 공소사실을 공개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2월 살인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잠적한 이씨 등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올해 1월부터 4월 16일까지 이씨와 조씨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와 마진거래 사이트를 관리·홍보하는 일을 맡겼다.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1900만원인데, A씨 등은 이를 도피 자금으로 쓰게 했다고 한다.

A씨는 또 이씨 등이 숨어 지낸 경기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도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을 시키고자 컴퓨터·헤드셋·의자 등의 물품도 보내줬다.

A씨는 이씨 등이 은신처를 마련할 돈도 건넸고, B씨를 시켜 경기 고양시 삼송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을 임대해줬다.

A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이씨와 조씨의 부탁을 받고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또 다른 조력자 2명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한편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에 스스로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살해한 것이라 보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