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농협・SC제일, 영업점 재개
강남 등 일부만 피해...영업점 안내 등 신속 대처
서울-경기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비교적 무탈하게 지나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100여년만의 폭우였지만 강남 등 저지대 지점으로 피해가 국한됐고, 하루 만에 비가 주춤해 신속하게 피해 복구를 할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며 대부분의 고객이 큰 불편없이 은행 업무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폭우 피해로 영업이 중단됐던 시중은행 점포 대다수가 영업을 재개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어제 피해를 입은 6곳의 은행 지점 중 3곳이 영업을 정상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은 하안동 강남역금융센터, 서울대학교 지점, 잠실남지점 외 1곳이 침수 피해로 영업을 중단했지만 강남역과 잠실남지점은 복구를 마쳤다. 서울대 지점은 10시에 발전기를 투입해서 복구중이다. 하안동 지점은 일대가 모두 침수 되면서 지하에 있는 물을 빼낵 있다. 신한은행 측은 "발전 차량으로 최대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신속 복구를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 분당 테크노파크지점은 정상적으로 은행 고객들을 받고 있다. 당초 폭우 피해로 영업 시점이 미정이었으나, 하루만에 상황이 일단락됐다.
SC제일은행 상도동 지점은 아직 복구중이다. 영업 재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피해 지점은 더 나오지 않았다.
앞서 KB국민은행은 강남구, 구로구 일부 영업점이 누수를 겪었지만 피해가 크지 않아 당일 복구를 마친 바 있다. 하나, 우리 등 다른 은행들은 정전 외 별다른 피해 없이 영업을 지속했다.
아직 공식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2011년 수도권 집중 호우때와 비교하면 이번 폭우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다. 2011년 7월 26~28일 발생한 폭우로 당시 시중은행 70여곳이 피해를 입었다. 수십곳의 은행 지점이 물에 잠겨 전산시스템이 꺼지는 등 복구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 고객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올해 폭우는 이틀만에 소강상태로 진입하고, 강남구나 구로구 등 일부 저지대 지점으로 피해가 한정됐다. 비대면화에 따른 영업 효율화로 상당수의 은행 지점이 2층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한 몫했다.
실제 윤두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7개 은행의 6326개 점포를 전수조사한 결과,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점포 3256개 중 50.3%(1637)의 점포가 2층에 위치했다. 통상적으로 은행 점포는 접근성이 좋은 건물 1층에 주로 분포해왔지만, 비대면 금융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땅값이 오르자 1층에 있을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주요 전산 서버가 지하에 있는 경우가 많고, 전기 설비가 땅에 매몰돼있어 침수에 따른 정전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다만 저지대라도 2층에 있는 영업점은 1층에 위치한 곳들보다 침수 피해가 적었다”고 전했다.
또한 MZ세대, 중장년층은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으로 은행 업무를 이용하는 만큼, 폭우로 인한 고객 대란 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1년 학습효과로 은행들이 피해가 공식적으로 확인되기 전 발빠르게 대체 영업점을 안내 문자로 공지한 것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단 이번 폭우로 정보 격차가 도드라졌다는 지적이다. 기업 고객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은 일시적 지점 중단에 따른 피해에 그대로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요 은행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원활한 영업을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9일 오전부터 주말 동안 비가 잦아들어다가 다음주부터 다시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