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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울·경기만 남았다…당권 레이스, 변수와 향후 전망은


입력 2022.08.15 01:04 수정 2022.08.15 01:24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반전 가능성은 희박…

최고위원 경선 더욱 뜨거워질 전망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박용진·이재명 의원(선수순. 동일 선수시 가나다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당권 레이스가 호남과 서울·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당대표 경선에서의 극적 반전 가능성은 나날이 희박해져가는 가운데,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의 당락과 순위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14일 충청권 순회경선을 마쳤다. 이날 대전·세종·충남·충북에서 경선을 진행하면서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12개에서 순회경선 절차가 마무리됐다. 남은 곳은 광주·전남북과 서울·경기다. 오는 20일에는 전북, 21일에는 광주·전남에서 경선이 실시되며, 27일 서울·경기를 거쳐 28일 마침내 새 지도부가 선출된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경선 룰'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일반국민여론조사 25% △일반당원여론조사 5%다. 권리당원 투표는 이날까지 17개 광역단체 중 12개에서 끝났지만 선거인단 규모로는 118만 명 중에서 32만 명이 투표를 마치는데 그쳐 전체 선거인단의 27%가 진행됐다. 민주당 권리당원은 서울·경기와 호남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여론조사는 이날 1차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오는 26~27일 설문해 전당대회 당일인 28일 발표하는 2차 여론조사와 절반씩 산입된다.


결국 지금까지 당권 레이스에 반영이 확정된 것은 일반국민여론조사의 절반인 12.5%와 권리당원 10.8%(40%의 27%) 정도로 이제 4분의 1이 끝난 셈이다. 대의원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28일 현장투표 또는 비대면 온라인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2차 국민여론조사와 일반당원여론조사도 28일 당일에나 발표된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아직 승부를 모른다고 할 수도 있다. 다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4분의 1 지점을 달려온 지금, 레이스의 추세가 지나치게 일방적이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재명 의원은 누적 득표율 73.3%로 박용진 의원(19.9%)과 강훈식 의원(6.8%)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충청권 순회경선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용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을 찍을 권리당원들도 투표하라며 여유를 보였다. 당락보다도 이미 투표율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변수 안돼…되레 李 더 독주
박용진, 호남 대의원·당원 공략 착수
후보단일화도 '잔불씨'로는 남은 상황


이날 첫 발표된 국민여론조사를 놓고 당내 일각에서는 변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까본 결과 이재명 의원 79.7%, 박용진 의원 17.0%, 강훈식 의원 3.4%로 오히려 권리당원 투표보다 이 의원의 독주 현상이 더 심했다.


사실 예상됐던 결과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일반국민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 조항'을 존치하기로 하면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그간 여러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살펴보면 이러한 응답 경향이 보여졌다. 박용진 의원도 "(국민여론조사가) 일반국민 전체가 아니라 당 지지자와 무당층이 대상이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이 2주 사이에 뒤바뀌지 않는 다음에야 국민여론조사가 1차와 2차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리는 만무하다. 일반당원여론조사는 반영 비율이 5%로 미미하다.


전체의 30%가 반영되는 대의원 투표와 아직 선거인단의 73%가 투표를 하지 않은 권리당원 투표가 남은 관건이다. 특히 특별한 투표 성향을 띄지 않는 서울·경기보다도 호남이 변수이며, 일정상으로도 호남 순회경선이 먼저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변화를 마련하는 게 중요할 전망이다. 호남에서 지금까지와의 결과와 다른 흐름이 감지되면 출향민이 많은 서울·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용진 의원이 이날 충청권 순회경선이 끝나자마자 "당장 내일 광주·전주 행사를 잡았다. 호남에서 심상치 않은 바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바로 호남행 의지를 천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기대는 많이 사그러들었지만 후보단일화도 여전히 남은 변수 중 하나다. 강훈식 의원은 이날 자신의 연고지인 충청권에서의 몰표를 통해 박용진 의원과의 누적 득표율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충남에서만 17.3%의 몰표로 박 의원(15.9%)을 1.4%p 차로 제치며 '깜짝 2위'를 했을 뿐, 대전·세종·충북에서는 다른 권역과 동일한 투표 경향이 나타났다. '충청의 맹주'라 불렸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조차 1987년 대선 당시 충북에서는 3위에 그쳤을 정도로 충청권의 표심이 대전 다르고, 충남 다르고, 충북 다른 경향이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했다.


강 의원이 한 자릿수 득표율로 경선 완주 기록을 남기는 것은 꺼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후보단일화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박 의원은 단일화와 관련해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강 의원은 "당을 위해서 어떤 것이 최선의 결과일지 고민하고 마음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2강' 정청래·고민정, 지도부 입성 유력
'4중' 장경태·서영교·박찬대 순위 변동
되는 등 혼전…윤영찬, 호남 반전 기대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서영교·정청래·박찬대·송갑석·고민정·고영인·윤영찬·장경태 의원(선수순. 동일 선수시 가나다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고위원은 8명의 후보 중 상위 5명이 지도부에 입성한다. 당권 레이스가 약 4분의 1 지점까지 달려온 지금, 구도는 '2강 4중 2약'이라는 게 중론이다.


'2강' 정청래·고민정 의원은 지도부 입성이 유력하다. 두 의원은 누군가의 '러닝메이트'나 '대리인', 또는 계파나 조직의 뒷바람을 업고 달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지도에 힘입어 자력으로 질주하는 중이라 앞으로도 득표율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낮다.


정 의원이 이날 충북 합동연설회 연설 도중 고 의원을 향해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내는 등 지도부 입성이 낙관적인 두 의원 사이의 분위기도 훈풍이 불고 있다.


'4중' 장경태·서영교·박찬대·윤영찬 의원은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4명 중 3명만이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충청권 순회경선 결과, 순위도 뒤바뀌는 등 혼전 양상도 극심하다.


표 격차도 크지 않다.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2위인 고민정 의원(22.1%)과 3위인 장경태 의원(11.5%) 사이의 격차 10.6%p보다 3위인 장 의원과 6위인 윤영찬 의원(7.7%) 사이의 격차 3.8%p가 훨씬 좁다. 3~6위에 밀집한 네 의원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셈이다.


친(親)이재명계로서는 직전까지 전체 3위를 달리던 이재명 의원의 '러닝메이트' 박찬대 의원의 충청권 순회경선 부진이 충격적이다. 이날 순회경선을 합산한 결과 누적 득표율 5위로 내려앉았는데, 함께 발표된 1차 국민여론조사에서도 5위에 그쳤다.


다만 박 의원을 추격하는 윤 의원의 전망은 더 밝지 않은 게 문제다. 윤 의원은 1차 국민여론조사에서 6.3%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 의원(9.5%)과는 3.2%p 격차가 난다.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격차 3.0%p보다 격차가 미세하게나마 더 크다.


향후 2주 친명-비명 수싸움 치열할듯
윤영찬 "짝짓기·표 쪼개기 얘기 들려"
정청래 "이상한 카톡이 돌아다닌다"


무엇보다도 국민여론조사 득표율이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보다 낮다는 점이 좋지 않은 징후다. 윤영찬 의원은 자신의 고향(전북 전주)이자 정치적 후원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고향(전남 영광)인 호남에서 반전을 기대해왔다.


권리당원 순회경선은 아직 호남을 돌지 않은 반면 국민여론조사는 호남도 샘플로 잡혔을테니, 그렇다면 국민여론조사 득표율이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보다 높아야 정상이다. 마찬가지로 호남에서의 대반전을 노리는 송갑석 의원의 경우에는 지금까지의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4.2%로 8위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는 5.4%가 나왔다. 그런데 윤 의원은 오히려 국민여론조사 득표율이 더 낮다. 기분 좋은 징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물론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최대 변수는 전체의 30%가 반영되는 대의원 투표다.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순회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 끝내 6위에 머물고, 국민여론조사에서도 간발의 차이로 지더라도 28일 당일 진행되는 대의원 투표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격차에 머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최고위원 후보들의 순위와 당락은 28일 전당대회 당일까지 오리무중일 전망이다.


향후 2주간 친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 사이에서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친이재명계는 사실상 이미 지도부 입성이 확정된 정청래 의원으로부터의 '표 옮기기'나, '1인 2표제'로 진행되는 최고위원 경선의 특성에 맞춰 장경태~서영교~박찬대 의원을 짝지어 윤영찬 의원에 대한 투표를 봉쇄하는 등의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가 뻔한 만큼 비이재명계도 이러한 책략을 무산시키고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우리 당내 전당대회에서 최대 쟁점이 윤영찬의 당락 여부란다"며 "나의 낙선을 위해 후보자 간의 짝짓기·표 쪼개기와 같은 얘기들이 들린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나 윤영찬이 그리 두려우냐. 나 한 명 지도부에 들어간다고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여러분이 윤영찬으로 파란을 보여달라"고 대의원·권리당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정청래 의원도 이날 "이상한 카톡이 돌아다닌다"며 "정청래는 다 됐으니까 안 찍어도 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더니 "밥 안 먹었는데 배부른 사람을 봤느냐"며 "정청래 찍어야 정청래 당선된다. 무조건 한 표는 정청래, '무한정'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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