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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손 떼는 개미들 채권으로 몰려...순매수 10조 돌파


입력 2022.08.21 06:00 수정 2022.08.21 05:25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증시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이달 3조 넘길 가능성

금리 상승으로 매수세↑…자유로운 매도 가능한 점도 긍정적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채권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순매수 금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는 물론, 기존 연간 최대치까지 뛰어 넘는 등 역대급 규모다.


지난 2년간 증시 호황에 주식에 몰렸던 개미들의 자금이 증시 침체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채권으로 갈아타는 양상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10조864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3조5186억원)의 약 3배, 지난 한 해 전체 순매수 규모(4조5675억원)의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미 지난달에 연간 기준 순매수 규모 최대치(6조5143억원·2007년) 마저 넘어섰다. 반년 남짓한 기간만에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뛰어 넘은 것이다.


이러한 역대급 수치는 올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식 시장과도 결부돼 있다. 지난 2년간 호황을 보였던 증시가 올 들어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몰리면서 역(逆)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월별 개인 채권 순매수 규모 추이.ⓒ데일리안

올해 순매수 10조원 돌파에 8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월 평균 채권 순매수 금액은 약 1조3000억원 안팎인 셈이다.


특히 1분기에는 매월 수 천억원대였던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2분기 들어서는 월 1조원대로 올라섰고 3분기 시작월이었던 지난달에는 2조원을 넘어 3조원에 육박하는 등 지속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달에는 지난 19일까지 순매수 규모가 1조9894억원으로 이미 2조원에 육박한 터라 월 3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말부터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손실규모 축소나 수익 창출의 계기로 삼아 자금을 보다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자는 심리가 작용하며 자금이 증시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7조7944억원을 순매수해 지난해 같은 기간(80조6512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반등세를 보인 최근 한 달(7월20일~8월19일)간 6755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증시에서의 자금 유출이 입증되고 있다.


증시 침체 속에서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국면도 개미들의 채권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상황에서 채권 금리 상승으로 투자 매력도까지 높아지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예·적금에 비해 세금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만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으면서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이 가능한 것도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폭 반등에도 향후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도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몰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식보다는 채권을 선호하는 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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