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계속 비대위만 찾는 게 안타깝다"
전주혜 "당헌당규 뛰어넘은 당 운영 안 돼"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지속된 당내 이견으로 인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새 비대위 추진과 관련해 "두 번 죽는 길인데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비대위만 찾고 있는 게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새 비대위 추진 작업을 기존 비대위에서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비대위가 무효화되면 새 비대위도 추진을 못 하게 된다"며 "새 비대위를 계속 추진하게 되면 권성동 원내대표가 더 큰 정치적 내상을 입을 것이란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유종의 미가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상황이 바뀌는 것"이라며 "지금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우리가 하나의 목소리로 가야한다', '의견이 다른 분들은 목소리를 자제해 달라'는 것은 당에 대한 나름의 충정이지지만, 이제 당이 실패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여기에 대해 아무 말도 안하고 달콤한 이야기만 한다면 그건 충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의총에서 저나 동료 의원들이 비대위로 가면 당이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를 했지만, 한 번 더 호소를 드리고 싶다"며 "(새 비대위는) 우리당이 죽는 길이다. 다 살 수 있는 길이 있는 데 참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하 의원과 정반대되는 의견을 내놨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나타나는 당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가급적 추석 전까지 당헌당규 개정 통과와 새로운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지도체제 등 여러 면을 봤을 때 구체성을 강화하고 당헌이 5년, 10년 실시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 개정으로 나올 여러 부작용까지 여러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이기도 한 전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최고위원회의' 전환과 관련해 "확정 판결 난 것은 아니고, 본안 소송이 제기되면 3심까지 통상 3년 정도 걸린다"며 "지금 최고위원회의로의 전환은 당헌당규상 불가능하다, 당헌당규를 뛰어넘어 당을 운영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법원의 가처분 일부 인용 판결로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체제 비대위를 대체할 '새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의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태를 먼저 수습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