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범죄 후 열쇠 복제…현금수송차량 보이자 우발적으로 단독 범행
일각에선 의문 제기…차량 파손 흔적 없이 금고 장치만 훼손
경찰, 검찰과 협력해 범죄 경위와 공범, 여죄 유무 밝힐 계획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이승만(52)이 범행 1년여만에 대전에서 현금수송차량도 훔쳤다고 자백했다.
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승만은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전 경찰에 2003년 대전 중구 은행동 밀라노21 현금수송차량 절도사건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국민은행 권총 강도사건 1년 1개월만인 2003년 1월 22일 오전 8시 25분께 대전 중구 은행동 밀라노 21 쇼핑몰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4억7000여만원이 실려있던 현금수송차량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도난 당한 현금수송차량은 약 1㎞ 떨어진 문창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었다.
이승만은 당시 국민은행 강도 범죄를 저지른 후 은행 직원이 허리에 찬 열쇠를 눈여겨보게 됐고, 범행 당일 길을 가다가 현금수송차량이 눈에 띄자 미리 복제한 열쇠로 차를 훔쳐 달아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만은 우발적으로 저지른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일각에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수송 차량 탈취부터 도주까지 3분이 채 안 걸리지 않았고, 1km 떨어진 여관 주차장에서 발견된 현금수송차량에 별다른 파손 흔적 없이 금고 장치만 훼손된 만큼 치밀한 계획 하에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은행동 현금수송차량 절도 사건의 공소시효가 2008년 만료됐지만, 이승만 송치 후에도 검찰과 협력해 범죄의 정확한 경위와 공범·여죄 유무를 가려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