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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증시 변동성에 채권 인기 급등…증권사 판매 가속도붙나


입력 2022.09.05 05:00 수정 2022.09.05 02:0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올 들어 11조 돌파...3Q 두 달여만에 6조 ‘급증’

증시 불확실성에 매력 떨어진 주식서 자금 이동

증권사 판매 증가세…월 평균 판매금액 1조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국내 증시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세)를 끝내고 변동성이 커질 조짐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보다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채권에 몰리는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의 채권 판매규모도 연일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11조7238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미 지난 6월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4조5675억원)를, 7월에 기존 연간 기준 순매수 규모 최대치(6조5143억원·2007년) 마저 넘어선데 이어 지난달 19일(10조864억원)에는 두 자릿수도 돌파했다.


개인들의 채권 매수 규모 증가 속도도 급증하고 있다. 3분기가 시작된 지 갓 2개월이 넘은 현재 시점에서 순매수 규모는 6조6246억원으로 상반기 전체(5조992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7월 한달 동안 올해 누적 순매수 규모 6·7·8조원을 연달아 돌파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9·10·11 조원을 연이어 넘어섰다. 지난달 개인 채권 순매수 금액은 3조2563억원으로 연초인 1월(3283억원)의 10배에 달할 정도다.


이러한 역대급 채권 순매수 증가세는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손쉽게 접근했던 주식시장의 부진과도 결부돼 있다.


지난 2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2409.41로 이제 2400선 마저 위태한 상황이다. 지난 7월6일(종가 2292.01) 2300선이 무너진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지난달 16일(종가 2533.52)에는 2530선까지 올라섰지만 다시 우하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진한 주가 흐름에 개인투자자들도 주식 매수세가 상당히 약화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30조2379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상반기(27조8187억원)에 달성한 수치로 하반기 들어서는 2조4191억원에 불과하다.


7월에는 오히려 785억원 순매도 우위를 보이기도 했고 8월에도 순매수는 7431억원에 그쳤다. 9월 들어 이틀간 1조754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년간 호황을 보였던 증시가 올 들어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몰리면서 ‘역(逆)머니무브’(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 분기별 채권 순매수 규모.ⓒ데일리안

주식과 달리 채권은 발행 주체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특성을 활용해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도 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긴축 강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주식 시장이 연말까지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시작한 것”이라며 “채권이 다른 금융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적고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 수취 기대감도 커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채권 판매규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최근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큰 리테일 채권의 올해 판매 금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만 해도 수천억원 가량이었던 월 평균 판매금액이 1조원을 훌쩍 넘기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증가한 투자 환경 속에서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으면서도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는 채권이 고객들의 주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만큼 이를 집중 공략할 태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이 고객들의 주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위험 자산인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안전 자산인 채권에 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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