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순연하며 태풍 움직임에 촉각
이재명 소환, 김건희 특검 공방 지속
與 "이재명, 소환에 응하는 게 도리"
野 "김건희 특검과 국조 동시 추진"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동남 해안 지방 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동해 바다로 빠져나간 가운데, 여야 정치권도 태풍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오전 정례회의를 연기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원내대책회의를 이튿날인 7일로 순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한 문자 메시지에서 "'힌남노' 태풍에 대비해 의원들은 피해 예방 및 지역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원내대책회의는 '힌남노' 태풍 대비 및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개최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대신 태풍 피해 점검을 위한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열었다. 이 또한 태풍 대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화상으로 소집했다.
국민의힘 중앙당 재해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희용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태풍은 어제 0시에 제주 동쪽을 지나서 현재 울산 동쪽 바다로 나가서 울릉도 쪽을 향하고 있다"며 "권성동 대표의 지시로 중앙당 총무국·조직국과 함께 상황실을 운영해서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1야당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오전 9시 30분에서 11시로 1시간 30분 연기해 개최했다. '힌남노'가 이날 새벽 5시 무렵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오전 7시를 전후해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정 무렵부터 오늘 오전까지가 최대 고비였는데, 지금도 일부 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며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오늘 오후까지 정부·지자체 가릴 것 없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초강력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에 불이 났고, 제주와 남동부 지역 일대에 피해가 매우 크다"며 "민주당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최대한 빨리 개정해서 앞으로 태풍 '힌남노'보다 더 강한 태풍과 그 피해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태풍 상황 속에서도 정쟁은 멈추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이재명 대표의 소환 불응과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과 국정조사 추진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모든 의혹이 이재명 대표를 향하는데 ‘정치탄압’을 내세우며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겹겹의 방탄에 의지한 채 법 위에 군림하는 ‘초법적인 존재’가 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접고 국민이 의혹을 거둘 때까지 검찰 소환 등 수사에 충분히 응하는 것이 도리"라고 압박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날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학력·경력 조작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것이고, 국정조사는 사적 수주 의혹과 사적 채용 의혹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라며 "특검법은 특검법대로 추진할 것이고 국정조사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