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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색채 부담됐나'…與, 주기환 비대위원 인사 번복 논란


입력 2022.09.14 02:00 수정 2022.09.14 08:59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與, 주기환 인선발표 후 90분 뒤 번복

"지역일정 등 이유로 본인이 고사"

석연치 않은 해명에 당 안팎 의구심

유일한 '재임명 비대위원 부담' 해석도

주기환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12일 주기환 전 인수위원의 비대위원 임명을 발표했다가 1시간 30분 만에 번복한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 전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1차 비대위원 전원 교체'라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새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물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정진석 위원장은 호남 몫 비대위원으로 당초 이용호 의원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고사하면서 주 전 위원에게 제안이 들어갔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한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지난번 비대위원은 다시 선임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다"면서도 "주 위원은 호남 인사로서 지선에서 가장 득표율이 높았던 분으로 모시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불과 1시간 30분 뒤 국민의힘은 인선 결과를 번복하고 전주혜 의원을 호남 몫 비대위원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이 비대위원 인선 발표 후 정 위원장에게 지역에서의 일정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간곡한 사의를 표명해 왔다"는 것이다.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당내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비대위 인선이 빠르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지만, 직전 비대위에 합류했던 인사로서 지역 일정을 고려하지 못했다거나 개인적 숙의 시간이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친윤' 색채가 강한 주 전 위원이 당내 반발 기류를 부담스러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1차 비대위원 전원 교체' 방침에서 벗어난 유일한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있다. 정 위원장은 1차 비대위원들을 재임명할 경우, 법원 결정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원 교체' 원칙을 세웠었다.


최대 관심은 임명과 번복 과정에 용산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었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주 전 위원이 인선 발표 후 정 위원장에게 연락해 맡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 외에 구체적인 사유는 알기 어렵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주 전 위원에게) 처음에 제의할 때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발표를 한 것인데, 갑자기 여러 가지 상의를 해보고 왔는데 지역에서 할 일이 많이 있고 (서울에) 왔다 갔다 하기가 뭐 하다고 (얘기했다)"며 당이 철회한 것이 아닌 주 전 위원 스스로 고사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사의를 표명한 주 전 위원 대신 전주혜 의원을 호남 몫 비대위원으로 낙점하고 상임전국위원회 의결까지 비대위 출범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정 위원장은 14일 서울 현충원 참배와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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