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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내달 손정의 서울 방문" ARM 인수 현실될까


입력 2022.09.21 19:09 수정 2022.09.21 22:47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21일 2주 간의 출장 마치고 귀국

ARM 인수합병 논의 진전 시사

회장 승진 관련해선 즉답 피해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르면 다음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ARM 공동 인수 합병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ARM은 전 세계 모바일 칩 설계 분야를 선도 중인 영국 팹리스 업체다. 이 부회장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같은 대형 M&A(인수합병)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1일 오후 5시 10분경 약 2주간의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국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 ARM 공동인수'와 관련된 질문에 "(경영진과) 따로 회동하진 않았다"며 "아마 다음달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올 것인데, 그때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ARM은 삼성전자가 올해 초 대형 M&A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 꾸준히 후보로 거론돼왔던 업체다. 다만 그간 추측성으로만 언급돼 왔다면, 이날 이 부회장의 발언을 기점으로 공식석상에 오르게 됐다. 이같은 ARM의 예상 인수가는 50조~70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이 125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은 여유가 있어 합병에 무리는 없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출장길에 올라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와 캐나다·영국 거쳐 이날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주요 목적은 오지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을 격려하러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출장을 떠나기 전 국내 여러 사업장을 직접 점검했던 것처럼 출장 일정 중 현지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과 소통 경영을 이어갔다. 멕시코 현지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을 만났고, 전장 기업 하만을 찾아 사업을 점검했으며 파나마 현지 법인도 방문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도 활발히 벌였다. 지난 8일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났고, 13일에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 등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투표로 개최지가 결정되기에 각국 정상의 표심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회장은 당초 영국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와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인해 조문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직접 참석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 엑스포 관련) 특사 임명을 받아서 그거 끝나고 영국가려고 했는데 여왕이 돌아가셔서 일정이 조금 바뀌었다. 그래도 세기의 장례식이라는 데 저도 존경하는 여왕님 장례식 참석 못했지만 같은 도시에서 추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귀국을 기점으로 향후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등 현안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부회장은 특별복권으로 경영 참여가 가능해지며 회장 취임이 가능해진 상태다. 10년 가까이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5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이 아닌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이에 연말 사장단 인사를 고려해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을 전후로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재계의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넥타이를 매지 않은 회색 수트 차림에 캐리어를 직접 끌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약 2분 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나눈 후 '감사하다'는 인사를 마치고 자리를 떴다.


한편 남아있는 사법 리스크도 처리해야 할 과제다. 오는 22~23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등과 관련해 재판이 예정돼 있다. 지난 15일에도 재판 일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불출석을 신청해 이번 14박 15일 간의 장기 출장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출장은 2018년 10월, 20여일간의 유럽과 북미 출장 이후 가장 긴 일정으로 꼽힌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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