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윤석열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 감사원 항의 방문
"감사원 해체 수준 재구조화…특검 추진 등 강력 대응"
최재해 감사원장 "감사원의 중립·독립 중요성 잘 알아"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윤석열정부 감사원이 전(前)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정치·표적 감사를 자행하고 있다며 감사원을 항의 방문해 최재원 감사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최 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정부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감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에서 최 원장을 만난 뒤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책위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최 원장에게 "용산 대통령실 이전 공사 관련 의혹 등 윤석열정부의 의혹들에 대해 300명 이상이 청구하는 요건을 갖춰 공익감사를 청구하면 감사할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최 원장은 "청구하면 절차를 거쳐 검토하고 엄정하게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최 원장은 "모니터링이나 자료 수집을 해서 감사를 나갈 시기를 보고 있는 것이지, 이번 정부를 전혀 감사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며 "두고 봐라. 이번 정부도 하는 일이 있고, 국민들이 요청하고 불합리하다고 얘기하시면 이번 정부든 저번 정부든 똑같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또 민주당이 법무부가 임명된지 두달밖에 되지 않은 김형록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감사원 법률자문관으로 파견한 것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검찰 고발 수사와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전임이 판사였고 먼저 법원에 요청했는데 응답이 없어 법무부에 요청한 것일뿐이다. 누구를 보내달라거나 직급을 얘기한 적이 없고, 검찰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원장은 그러면서 "감사원의 중립과 독립의 중요성을 잘 안다"며 "감사원에 뼈를 묻어야 하는 입장으로 감사원 존립의 가치가 의심받는 것은 누구보다 싫다"고 했다.
대책위는 이날 최 원장과의 면담에 앞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스스로 윤석열정부의 사냥개를 자처하고 나섰다"며 "감사원의 무도한 행태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감사원을 완전히 해체하는 수준의 전면적 재구조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감사원이 검찰이 이미 수사 중인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전 정부 코로나19 백신 수급,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며 "이미 퇴임한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인사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망신주기까지 했다. (또) 국가기간 공영방송 KBS를 감사하고, 종편재승인심사를 감사한다며 감사대상도 아닌 민간인 심사위원들까지 조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장 직권으로 감사를 진행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피감기관의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의 먼지털기식 감사를 자행하고 있다"며 "국회가 견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특검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날 감사원을 항의 방문한 것은 지난 7월 13일에 이어 두 번째다. 박범계 위원장을 비롯해 강득구·김민철·김영배·김의겸·문정복·신정훈·송갑석·오영환·윤영찬·최기상 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이른바 '감사원법 정치개입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특별감찰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감찰계획서 제출·승인 및 감사 결과 국회 보고 △감사 대상자에 감사 사유 사전 통지 △감찰 금지사항에 정부 중요 정책 결정·목적 당부(當否) 추가 △감사원 공무원 임면권자 대통령에서 감사원장으로 변경 △감사원 직원 정치적 중립성 위반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의 내용이 담긴 감사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감사원법 개정안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60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