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하지만
尹정부 사정 정국 총력 대응 의지 관측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 옆에 나란히 걸렸다. 지난 5월 퇴임 후 5개월 만이다. 이재명 당대표가 직접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미래사무부총장을 맡은 김남국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민주당은 세분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끊임없이 발전해오고 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가깝게 뵈니 민주당과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실감이 더해진다"며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하고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대표실에 건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전직 대통령들은 민주당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는 상징적 존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28일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면조사를 통보한 이후 이 대표가 직접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대표실에 걸라고 지시했다는 점에서 윤석열정부의 사정 정국에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온갖 국가 사정기관이 충성 경쟁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어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정치보복에 쏟아붓는 사이 민생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며 "권력남용 끝에는 언제나 냉혹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렸던 역사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