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4시·7시 CJ아지트 광흥창서 기념 공연
명곡에는 세월을 버텨내는 힘이 있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은 명곡들로 이를 증명해왔다. 특히 2002년 1월에 발표된 이들의 정규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현재까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 1일 20주년을 기념해 이 앨범을 바이닐로 다시 발매했다.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20년 전 IMF로 대한민국이 힘들었을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발매됐는데 2년간 방송 횟수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면서 “영화, 드라마, 라디오 가리지 않고 노래가 등해 많은 사람들한테 힘을 줬었다. 20년이 지나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이 다시 힘을 잃었다. 그런 상황에 이 앨범이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바이닐 발매 의도를 밝혔다.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 - Bravo My Life! 20th Anniversary (2022 MIX)’ 앨범을 위해 소장하고 있던 20년 전 마스터 테이프를 두 달간 새로 믹싱을 해 바이닐 앨범을 작업했다. 20년 만에 재탄생한 명반인 만큼 사운드의 완성도를 위해 카펜터즈, 마이클잭슨, 스틸리댄 등의 앨범에 참여한 버니 그룬만에게 마스터링과 바이닐 커팅을 의뢰하고, 블루노트로 유명한 RTI에서 스탬퍼 작업을 진행했다.
김종진은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그런 작품을 만들어봤다. 한 작품이 시간을 뛰어넘어 어떻게 살아남는가에 대한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면서 “시간이 지난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시대는 물질적으로 넘치긴 하지만 만들어지는 것보단 사라지는 게 더 많은 시대다. 저희는 버려진 것들을 다시 꺼내서 수선해 다시 즐길 수 문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이것이 봄여름가을겨울의 정신이다. 지속가능성, 콘티뉴이티에 대한 수호자로서 과거의 것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걸 기억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앨범 작업 과정은 김종진에게도 놀라운 경험이 됐다. 그는 “20년 전의 마스터 테이프를 풀어서 몇 달간 새로운 작업을 했다. 20년 전 녹음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놀라운 체험을 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했다. 그리고 눈을 감으면 청년 전태관, 김종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도움을 준 아티스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종진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합창 편곡을 김현철이 해줬고, 유희열과 윤상·이적이 ‘화해연가’에 코러스로 참여해줬다. 이 네 분은 뮤직비디오에도 나와주셨다”면서 “유희열이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느라 연락이 잘 되지 않는데 앨범이 나와 ‘덕분에 봄여름가을겨울이 활동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하니 답을 하더라. 어쩌면 우리 음악이 힘든 사람들에게 다시 세상에 문을 열 수 있는 창문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종진은 “나이가 들었어도 난 아직 어린아이인 것 같다. 여전히 선배님들의 음악을 듣고 있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작업을 할 때에도 선배들은 어떤 판단을 했을까,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고민한다. 김수철, 김현식, 이장이, 송창식과 같은 선배님들은 항상 음악에서 얻어지는 감흥을 위해선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음악에서 뭘 남기려고 하지 말라 하셨다. 그 생각을 아직도 갖고 있다. 죽는 순간에도 그런 생각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봄여름가을겨울은 15일 오후 4시와 7시에 CJ아지트 광흥창에서 기념 공연을 갖고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