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껍질 많아도 까다보면 속 나와…내가 착각 속에 살았던 것 같다"
"부정한 일 하는 줄 알았으면 내쳤을 것" 이재명 말에 어떤 기분? "그분 입장, 서운하지 않아"
"'자살 당한다' 말까지 나오지만 염려 안 해…진실만 이야기 하고 다 끝나면 조용히 살 것"
유동규 측, 법원에 출석 신변보호 요청서 제출…자택 경호 등 추가 요청은 안 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억여원의 '불법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로 결국 구속되는 데 결정적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의리? (웃음) 그런데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며 그동안의 심경을 전했다.
21일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재판 이후 "오늘 이재명 대표가 한푼도 안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했다"는 질문에 "재판 중에 잠시 기사를 봤다. (회견 내용 전체가) 굉장히 재미있더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의리? (웃음) 그런데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내가 착각 속에 살았던 거 같다. 구치소에서 1년 명상하면서 깨달은 게 참 많다. 내가 너무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도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측근 아니다' '부정한 일 하는 줄 알았으면 내쳤을 것'이라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대해 유 본부장은 "(웃음) 그건 그분의 입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도 서운하지 않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심경 변화 그런 게 아니다"며 "진실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은 죄가 있다면 그만큼 벌을 받고 남이 (지은 죄가) 저 정도라면 그건 내가 가져갈 수 없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다 진실대로 가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보면 속이 나오지 않나.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면 되고 억울한 사람도 생기면 안 되고 (누군가) 누명을 써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변 위협에 대해서는 "'자살 당한다' 이런 말도 나오고 별말 다 한다"며 "인명재천 아니겠나. 그런 거 염려하지 않는다. 진실만 이야기하고, 다 끝나면 조용히 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이날 법원에 신변보호 요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유 전 본부장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법원 경위 인력들이 위협에 대비해 유 전 본부장과 일반 시민들 사이를 분리할 것으로 보인다. 자택 경호 등 추가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 민간사업자들과 공모해 막대한 개발 이익을 몰아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그는 올 4월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6개월 더 수감 생활한 뒤 지난 20일 자정쯤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4~8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요구에 따라 남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현금 8억여원을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