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50.9% 득표율로 보우소나루 49.1% 제쳐
좌·우파 후보 대결구도에 투표자들 분열
룰라, 경기 침체·우파 포진 의회서 예산제약 등 직면할 듯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이 대선에 승리하며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율 99% 기준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50.9%의 득표율로 49.1%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과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승리했다.
AP는 전자투표 마감인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기준 오후 5시 이후 진행된 개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초반 내내 선두를 달렸으나 룰라 전 대통령이 차츰 격차를 줄여나가다 추월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1차 투표 당시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초반에 우위를 보이다 후반부에 룰라 전 대통령이 앞섰다. 1차 투표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서 실패하며 이날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아직 지역별 득표율이 정확히 발표되진 않았으나,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인구 밀집 도심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나스제라이스와 페르남부쿠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결선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은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작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기록되겠다. 직전 기록은 2014년 대선으로 당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결선에서 51.64%로 48.36%의 아에시우 네베스 후보를 3.28% 포인트 차로 이기며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브라질 대선은 제 3의 후보가 나오지 않은 체 좌·우파 후보의 일대일 대결구가 되면서 브라질 투표자들 사이에서도 지역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등 분열된 양상을 보였다. AP는 만약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표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브라질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는 룰라 당선인이 3번째 임기에서 경기 침체, 의회에 포진돼 있는 자유당(우파)에 의한 반대로 인한 예산 제약 등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룰라 당선인은 2003∼2010년 연임에 이어 이날 승리로 12년 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그는 브라질의 공화국 역사 113년 만에 민주선거로 배출된 첫 빈민촌 출신 노동자 대통령으로 남미 좌파의 ‘대부’로도 불리기도 한다. 재임 시절 민간 기업과 글로벌 자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제성장을 도모했고 중앙은행 총재에는 역량 있는 보수 인사를 앉히는 등 실속적인 진보라고 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