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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욕 안녕' 손가락질 받던 휴스턴, 월드시리즈 ‘진짜’ 우승


입력 2022.11.06 14:59 수정 2022.11.06 15:0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알바레스 역전 스리런 타고 6차전 승리 '월드시리즈 우승'

2017년 '사인훔치기' 우승으로 인한 오욕의 세월 벗어나

2022 월드시리즈 우승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 ⓒ AP=뉴시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5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등극했다.


휴스턴은 6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서 펼쳐진 ‘2022 월드시리즈’ 6차전 필라델피아와의 대결에서 알바레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을 타고 4-1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0-0 맞선 6회초 필라델피아 슈와버(NL 홈런왕)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0-1 끌려가던 휴스턴은 6회말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으며 뒤집었다.


선두타자 말도나도 사구에 이어 페냐의 중전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잡은 가운데 타석에서는 알바레스가 들어섰다. 정규시즌 37홈런을 쏘아 올린 알바레스가 들어섰지만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월드시리즈 들어 타율 1할을 간신히 넘기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


필라델피아는 좌타자 알바레스를 처리하기 위해 선발 잭 휠러를 불러들이고 좌완 파이어볼러 알바라도를 올렸다. 알바레스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알바레스는 알바라도의 시속 159km 강속구를 걷어 올려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한 방으로 3-1 리드를 잡은 휴스턴은 2사 2루에서 바스케스가 좌전 적시타를 뽑아 4-1로 달아났고, 선발 발데스(6이닝 9탈삼진 1실점)에 이어 네리스-아브레우-프레슬리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이 1점도 내주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5년 만에 다시 낀 월드시리즈 반지는 제대로 빛났다. 2017년 LA 다저스를 밀어내고 일군 창단 첫 우승은 인정받지 못했다. 2019년 휴스턴의 전자기기 등을 통한 ‘사인 훔치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MLB 전체에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


당시 MLB 사무국은 자체 조사를 통해 향후 2년 동안의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구단 자체에 500만 달러 벌금 부여, 제프 르나우 단장과 A. J. 힌치 감독에게 각각 야구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스 코라, 카를로스 벨트란 등은 후폭풍 속에 자진 사퇴했다.


2022 월드시리즈 우승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 ⓒ AP=뉴시스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고 현지언론들은 “훔친 자들만의 우승”이라며 깎아내리거나 조롱했다. 휴스턴 선수들은 이후 경기 때마다 ‘사인 훔치기’ 여파 속에 관중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 시기도 겪어야했다.


큰 파문을 일으켰던 휴스턴은 이번 우승으로 실추됐던 팀의 명예를 마침내 회복했다.


올 시즌 AL 최다승을 거둔 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애틀에 3전 전승,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 뉴욕 양키스를 완파하고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3차전까지 1승2패로 끌려갔지만, 4-5-6차전를 내리 승리하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19년과 2021년 월드시리즈에서 고배를 들었던 아픔도 씻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하나인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73세 나이에 ‘무관의 한’을 풀었다.


2008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 필라델피아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막차를 타고 올라온 필라델피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디펜딩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연파하고 월드시리즈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휴스턴은 넘지 못했다.


한편, 휴스턴 페냐는 신인 야수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페냐는 1∼6차전에서 1홈런 포함 타율 0.400(25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5차전에서는 신인 유격수 사상 최초 월드시리즈 홈런을 터뜨렸다. 페냐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뉴욕 양키스 마운드를 두들겨 2홈런 타율 0.353(17타수 6안타)로 MVP에 선정된 특급 루키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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