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즈 EU대사, 김의겸 브리핑에
"잘못 인용되고 왜곡됐다" 직접 항의
株 "제1야당 대변인이 거짓·왜곡의
대변인 돼…국제 규모 초대형 사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발언을 실제와 다르게 인용해 논란을 빚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향해 "외교적 결례를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의겸 대변인이 다시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국제적 규모의 초대형사고"라며 "제1야당 대변인이 거짓과 왜곡의 대변인이 되고 말았다. 도대체 EU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그는 "만약 페르난데즈 대사가 정말 그렇게 말했다면 심각한 내정 간섭에 해당한다. 국제외교 관례를 잘 알고 있을 EU 대사가 그렇게 말했을 리 만무하다"며 "그래서 페르난데스 대사도 '당신도 잘 알다시피'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앞서 김 대변인은 지난 8일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의 비공개 접견 후 백브리핑에서 "EU 대사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돼도 대화 채널이 있어 교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대사는 당일 오후 자신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도 이메일을 보내 "내 말이 야당의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돼(mis-used and twisted) 유감이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그런 뜻이 아니며 그럴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민주당은 다음 날인 9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며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 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일으키고도 입장을 내놓지 않던 김 대변인도 9일 당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했다. EU 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페르난데스 대사는 본인의 말이 '악용되고 왜곡됐다'고 분명히 말했다"라고 지적하며 "(만약 페르난데즈 대사가) 정말 그렇게 말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내정 간섭이라며 항의를 했어야 할 일이지,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빌미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라면 이게 올바른 도리였을 것"이라고 김 대변인을 재차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이 늦게라도 공식 사과한 것은 다행이다"라며 "하지만 '일언부중 천어무용(一言不中 千語無用·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소용이 없다는 뜻)'이라 했다"며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소용이 없다. 외교적 결례를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앞으로 어느 외국 대사가 민주당과 마음 편히 만나겠나. 외국 대사와 대화 내용까지 악의적으로 편집해 일으킨 외교참사는 국가의 정치적 신뢰를 훼손시킨 외교 참사"라며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 정치가 외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1 거대 야당으로서 국격을 생각하기 바란다"고 김 대변인에게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