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엔트리 26명 중 가장 늦게 결전지인 카타르 입성
개인 세 번째 월드컵 눈 앞, 첫 16강 무대 밟을지 관심
지난 두 번의 월드컵 무대서 아쉬움을 남겼던 손흥민(토트넘)이 주장 완장을 차고 12년 만에 한국축구대표팀의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손흥민은 16일 오전 1시(현지시각)경에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본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6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늦게 카타르에 도착했다.
최근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최대한 회복에 전념하고 들어오기 위해 가장 늦게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직 확실하게 출전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그는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경기에 나서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출전한 두 번의 월드컵은 아쉬움만 남겼다.
대표팀 막내로 첫 출전한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한국이 1무 2패로 조별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5분 절묘한 드리블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월드컵 데뷔골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공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이동해야 했다. 손흥민의 추격골에도 한국은 2-4로 패하면서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졌다.
유럽 최강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도 아쉬움 그 자체였다. 스웨덴과 조별리그 1차전서 0-1로 패한 한국은 1승 제물이었던 멕시코를 상대로도 0-2로 끌려가며 체면을 구겼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멕시코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골 세리머니를 펼칠 시간이 없었다.
세계 최강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손흥민은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마침내 포효했다. 한국이 1-0으로 앞서 나가던 경기 종료 직전 주세종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로 공을 따라잡아 노이어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독일의 빈 골문을 향해 가볍게 공을 밀어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한국은 독일전 승리에도 조 3위에 머물며 또 다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한 손흥민이 세 번째 월드컵에서 활짝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2018년 9월 벤투호 출범 이후 쭉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어 이번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대회 직전 불의의 부상을 당해 경기력에 어느 정도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마스크 투혼도 불사하겠다는 그의 정신력은 벤투호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