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 피할 이유 없다"

"민주당, 무조건 국정조사 강행할 것"

"우리도 유가족에 진상규명 약속"

"집중해야 할 것은 민생과 경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 예산안 후 국정조사' 기조에 대해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주 원내대표는 기존 '선 수사 후 국정조사'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정기국회 내 예산안 및 주요 법안을 처리한 뒤 국정조사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2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모두발언에 나선 정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민생이고 예산이고 경제다. 따라서 지금의 여야 협상이 진전되고 결론에 도달하는데 의원들의 지혜와 고민을 모아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엊그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만났다. 유가족들은 아들딸의 영정을 들고 와서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며 "유가족들 중에는 어떻게 경찰이 경찰을 수사할 수가 있느냐 문제제기를 하는 분이 계셨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유가족들에게 경찰 특수수사본부의 수사 결과가 믿을 수 없다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한낮 의혹 없이 낱낱이 그 진상을 밝혀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작금의 상황이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처리 결과임을 민주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물론 민주당은 이에 대해 사과나 유감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 셀프수사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다만 "민주당은 특수본 수사 결과가 내용이 어떻게 나오든 국정조사를 밀어붙이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예산국회 막바지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민생문제가 산적해 있다. 만일 예산 처리 시점과 특수본의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이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엇비슷한 시점에 이뤄진다면 우리가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에 대한 합의를 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예산안 처리도 없이 그냥 국정조사 문제가 섞이면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을 못 지킬 확률이 높고 중요 법안도 정기국회 내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조 변화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