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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서 피눈물 분장까지…이란 관중들, 눈물 쏟으며 흐느낀 이유


입력 2022.11.26 15:35 수정 2022.11.26 16:59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이란이 웨일스를 상대로 2대 0 승리를 거둔 가운데 관중석에서는 눈물을 쏟으며 흐느끼는 이란 사람들의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AFP연합뉴스

25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에 있는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B조 조별리그 2차전인 웨일스와 이란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에 앞서 국가가 흘러나왔다. 이때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입술만 작게 움직이며 다소 무성의한 태도로 국가를 제창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가디언은 앞선 경기에서 이란 선수들이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가 당국의 거센 비난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선수들이 단체로 국가를 부르기로 한 것은 분명했지만, 이런 모습은 웨일스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는 기세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앞서 이란 선수들은 1차전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으며 자국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연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선수들의 이러한 모습에 이란 국영TV는 생중계를 일시 중단했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이란 군중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 여성은 눈에서 피눈물이 나오는 것처럼 보이도록 분장을 했다. 그리고 '마흐사 아마니'라는 이름을 적힌 옷을 들고 있기도 했다.


마흐사 아마니는 이란 여성으로 지난 9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이란에서는 이 여성의 의문사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석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란 정부가 해당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대표팀 주장 에산 하지사피 (AEK아테네) 는 월드컵 기자회견에서 "사망자의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가 그들과 함께한다는 것, 지지한다는 것, 그리고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란은 웨일스를 상대로 추가시간 동안 3분만에 2골을 몰아치며 극적 승리를 거뒀다. 오는30일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미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AP뉴시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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