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대변인과, 남편끼리 회사동료"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입력 2008.07.24 09:05  수정

<대변인에게 듣는다③-김유정>신민당→청와대→민주당 대변인

"아이들 얼굴 제때 못보는게 아쉽지만 보람찬 하루위해 질주"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최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대변인을 맡은 소감에 대해 얘기하면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며 "명쾌하지만, 인간적이고 따뜻한 대변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

“나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18대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 국회의원 중 최연소 당선으로 화제를 낳은 김유정 의원. 김 의원은 당선 후 원내 부대표에 임명된 데다 지난 9일엔 제1야당의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김 대변인의 승승장구를 바라보는 시각엔 김 대변인의 정치적 배경인 구(舊)민주당계의 몫이 배정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는 게 사실. “정치적 운이 좋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대변인을 잘 아는 인사들은 “운이 아닌 실력”이라고 힘줘 말한다. 김 대변인과 가까운 한 인사는 “20여년간 밑바닥 당직자 생활을 두루 거치며 얻은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1991년 곧바로 신민주연합당(신민당) 창당 발기인으로 정계에 첫발을 디딘 뒤 민주당과 새정치국민회의에서 당직자로 일하며 밑바닥에서부터 당무와 정치 실무를 익혔다.

1997년 15대 대선 땐 대선기획단에서 국장으로 일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온 몸을 바쳤고, 국민의 정부시절 청와대 사회복지ㆍ교육문화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행정 경험까지 쌓았다. 이 같이 바쁜 와중에도 행정학 박사 과정까지 수료하는 등 ‘실력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김 대변인은 그러나 스스로 갖춘 실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을 낮춘다.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라는 자신의 좌우명 때문이다. “굉장히 승승장구 할 때, 아니면 운이 좋아 좋은 일이 계속 이어질 때 오만해지거나 겸손함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김 대변인은 “명쾌하지만, 인간적이고, 따뜻한 대변인”을 꿈꾼다. 이미경 사무총장이 “유쾌한 민주당”을 기치로 내걸자 김 대변인은 “명쾌한 대변인”을 슬로건으로 말했다는 후문. 김 대변인은 또 TV의 개그 프로도 즐겨본다. 딱딱한 정치 논평에 조금이라도 국민들과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변인은 넘치는 에너지와 조용한 카리스마를 갖춘 여장부지만, 따뜻한 인정과 유머, 인간미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기 때문에 그 어떤 대변인보다 유능한 대변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국회의원이 된 후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

"국회의원 임기가 5월 30일 시작돼 한 달 반 남짓 지났다. 초선이고 해서 아는 것도 없는데 임기 시작하자마자 원내 부대표로 임명돼 활동하면서 촛불집회 등에 같이 참여하느라 생각보다 굉장히 바빴다. 국민들이 (촛불집회 참여 중간쯤 이후엔) 야당이 국회 안 들어가고 바깥에서 촛불집회 참여한다고 질책의 말씀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 나름대로 (국회) 안에서 굉장히 바쁘게 활동했었다.

우리는 또 상임위에 준하는 9개 본부들을 만들었었다. 나 같은 경우엔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 위원으로 소속돼 KBS 정연주 사장 문제, YTN (구본홍) 사장 임명, MBC PD 수첩, 그리고 네티즌들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등을 하면서 굉장히 바쁘게 보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법안 발의도 2개 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
지금은 다양한 일들을 지난 한달 반 동안 한꺼번에 하다 보니 정리가 안 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이걸 어떻게 앞으로 헤쳐 나갈까 하는 두려움도 있기도 하다. 이제 국회가 개원됐고 원 구성 협상이 끝나 상임위가 정해져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되면 거시적이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서 열심히 한번 해보려고 한다. 정말 굉장히 바쁘다는 것을 얘길 하고 싶다."

- 9일에 대변인에 임명됐는데,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소감이 어떤지.

"정당 대변인, 특히 야당 대변인은 흔히 정치활동에 있어 꽃이라고 얘기도 하고, 다들 선망하는 자리라고 많이 들었다. 나는 초선인데다 당내에선 최연소 의원이기도 한데, 4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언젠가 한번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내가 나이도 있고, 정치적으로 좋은 정치도 해보고 싶고, 좋은 법과 정책을 만들고, 다음번엔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꿈도 있고 해서 대변인을 언젠가 한번 해서 인지도를 좀 높이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기회가 주어질지 몰라 좀 당황했다.

정세균 대표님이 말씀을 주셨을 때 다른 훌륭한 선배들도 많이 계시고, 능력이 부족해서 해당행위 역할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의 역량을 갖고 있는지 등의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정 대표님께서 ‘열심히 한번 잘 해보라’고 격려해 주셔서 내가 한번 용기를 내서 대변인직을 맡았다. 오늘이 9일째인데, 대표님 일정에 추가해서 내 개인적인 일정도 있고, 기본적으로 오전·오후 2번, 어떨 땐 그 이상으로 3~4번까지 브리핑해야 하니 사실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것 같다. 굉장히 바쁘고 피곤하긴 한데 의욕적으로 한번 열심히 해보려는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대변인 역할의 어려운 점과 좋은 점을 꼽는다면.

"우선은 대변인이라는 자리는 당에서 결정하는 주요한 의결사항들, 정치·경제 등 사회 제반의 이슈들에 대한 당의 입장을 아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자리라 생각한다. 그런 이유 때문에 굉장히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고, 여러 분야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점이 오히려 초선의원인 나한테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개인적으론 정치적으로 많이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대변인직의) 단점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우선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9일 만에 간파했다. 대충 7시엔 국회나 당사에 나와야 되더라. 새벽부터 저녁까지 대표님 일정에 배석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렵다는 게 나름 아쉬운 점인 것 같다. 요즘엔 대표님이 7·6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후 방송사와 신문사 등으로부터 끊임없는 인터뷰 요청을 받아 더 바쁜 것 같다. 그리고 애들 얼굴을 잘 못 본다는 게 참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집약적으로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그래도 일단 굉장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또 우리 당의 지지율을 제고하는 데 내가 보탬이 되면 참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네티즌 여러분들, 국민들께서 예쁘게 잘 좀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드리고 싶다."

- 대변인 활동을 하다 보면 국회의원 김유정 생각과 민주당의 생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기본적으로 나는 정당인은 당론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사람이 국회의원이건 아니건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현안 등에 대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진 굉장히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선 나도 당 대변인이 아닌 한 개인의 국회의원으로서, 정당인으로서 내 생각과 목소리를 내고 싶다. 그렇지만 결론이 내려지고, 당론으로 현안에 대해 확정이 나면 그때는 당론에 따르는 게 옳다고 본다.

가끔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님들 중에선 당론에 배치되는 역할을 하시거나 행동을 하신 경우도 있는데, 내 개인적으론 결론을 내기까진 치열한 의견 교환과 논쟁이 필요하다고 보고, 결론에 도달해 당론으로 확정된 부분에 대해선 일사분란하게 같이 움직여 주는 게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이라고 본다. 특히 우리는 81석의 소수야당이기 때문에 일사분란하게 한 목소리를 내면서 거대 여당에 대항해 맞서 싸우고, 정책해결을 하기 위해선 이런 점들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본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
- 대변인으로서 역할모델로 삼는 전직 대변인이 있는지.

"야당 대변인과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명 대변인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나도 박 의원과 같은 명쾌한 대변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지금 우리 당에 계시는 이낙연 의원도 굉장히 논리적이고, 국민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하는 수사에도 능해 투쟁만을 담은 논평이나 브리핑이 아니라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며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멘트들로 인정받는 대변인이었다. 그런 두 분의 좋은 점을 닮아 명쾌하지만 인간적이고 따뜻한 대변인, 여당에 맞서 잘 싸우고 따질 것은 따지는 그런 대변인이 되고 싶다는 게 현재로선 소망이다. 잘 될 수 있을 진 모르겠다.(웃음)"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학교 다니면서 기회가 되면 나도 정당에 들어가 좋은 여성 정치인으로 성장해 좋은 정치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당시 야당은 척박했다. 대졸 여성들이 정당의 당직자로 일하는 기회도 없었고, 시선도 아주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서 들어갔다. 1991년에 재야 인사들이 모여서 만든 신민주연합당에 같이 합류했고, 그 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평민당과 합당하면서 신민당이 됐다. 그러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당내에선 주요 부서를 다 두루 경험했던 것 같다. 정치연수원, 지방자치국, 여성국 등에서 당무에 대한 실무를 쌓는 등 두루 경험을 했고, 국민의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정책적 마인드와 거시적으로 전체를 조망하는 행정경험을 쌓았다. 이런 과정에서 정당과 행정에 대해 좀 알게 된 것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나한테는 좋은 장점이고,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정당경험과 행정경험이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는데도 굉장히 많은 밑거름과 자양분 될 것 같다. 내가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 국민의 정부 말기에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1년 반 정도 미국에 있었는데, 정확하게 얘기하면 유학은 아니었다. 남편이 거기서 석사학위를 해 같이 가게 된 것이다. 대학졸업하자마자 정당일과 청와대 등에서 12~13년 정도 일을 해왔기 때문에 기러기 아빠가 있듯 기러기 엄마를 선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는 기본적으로 기회가 되면,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가족은 같이 있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내 일을 접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남편과 같이 가 1년 반은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 학교 보내고 돌봐주는 전업 주부로서 보냈다. 지금도 그렇게 한 데 대해 후회는 없다. 그 때 그런 결심을 안 했으면 참여정부에선 더 다른 기회가 있었을 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을 때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던 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이들도 그 때의 기억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갖고 있어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 국회 상임위는 어디를 희망하는지.

"기회가 되면 보건복지가족 상임위에서 일을 하고 싶다.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을 때 사회복지 수석실에 있었고, 주로 여성정책, 복지 등과 관련된 부분에서 일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석사도 사회복지 분야로 공부해 그쪽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 또한 내가 엄마이면서 주부기 때문에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거시적으로 국가의 인적자원 활용에 있어서 보육문제가 굉장히 중요하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복지 문제도 우리 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향후 우리 국가의 비전과 장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현안 이슈라 생각한다. 그런데 보건복지가족 상임위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번에 자기 희망 상임위를 적어냈는데 경쟁이 치열해서 차례가 올진 모르겠지만, 나한테 기회가 주어진다면 관련된 부분에서 좋은 복지정책을 만들면서 일을 한번 열심히 해보고 싶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향후 상임위와 관련,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건복지가족 상임위를 해 좋은 복지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래 지켜봐 왔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94년에 정당에 당직자로 있으면서 결혼했는데, 그 때 당시 (김 전 대통령께서) 화환과 축의금을 주셨다. 알려진 이미지는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지 않느냐. 굉장히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 반면에 비판적인 분들도 많은데, (내가 생각하기엔) 굉장히 따뜻한 분이다. 내가 근거리에서 매일 뵙고 모시진 못했지만 정당에서 8년, 청와대에서 5년 등 오랫동안 지켜봤을 때 일단은 굉장히 생각 이상으로 유머가 풍부하신 게 장점인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놀랄 만큼 박학다식하시다.

회의 때 말씀을 잠깐 듣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강의를 듣는 느낌을 받았다. 97년 대선 때 슬로건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표현이었다는 생각을 두고두고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정치 지도자가 그렇게 많지 않지 않느냐.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의미에선 내 개인적으로 정말 훌륭한 정치 지도이자 훌륭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단점은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남편과 부군께서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워낙 사람이 많고 하니 같은 회사(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는 정도다. 기자 분들도 기자가 100~200명 있지만, 같이 민주당 출입한다 그런 정도로 알고 지내는 분들이 많지 않느냐.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은 아니다. 사실 조윤선 대변인은 남편들이 같은 회사에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조 대변인 남편도 말을 안했던 것 같다. 나도 애들 아빠가 얘기를 해서 알았다. 지난 번 초선 의원들 오리엔테이션 겸 워크숍을 했을 때 (조 대변인과) 오찬을 함께 했는데, 그 때 인사하면서 얘기를 했더니 정말 깜짝 놀라면서 반가워했다. 그 정도의 친분관계다."

- 민주당이 계파간 화학적 융합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은데 해법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하자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4~5년 전에 민주개혁세력이 분당하고 분열되면서 사실은 서로 각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올 2월 통합해 총선을 치르고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그 시간의 간극이 하루아침에 메워지겠느냐. 이번 전당대회는 지역에 있는 기간당원들이 그간 엊그제 동지였는데 서로 남인 양 돌아서서 각자 정당에서 일을 했던 아픔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전대였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1만 2000명의 대의원들의 70~80%에 가까운 참여율과 투표율을 보면서 이번 전대를 계기로 다시 뭉쳐 하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느꼈다. 그간 감정의 골도 있을 것이겠지만, 우리가 다시 과거의 동지였다는 것과 다시 하나가 됐다는 것을 계기로 민주당이 잘 뭉쳐 다시 한 번 수권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 지금 잘 돼 가고 있는 길에 서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큰 걱정은 안 하고 있다."

-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명박 정부가 기본적으로 하려는 것은 ‘Anything But 민주정부 10년’이다. 지난 세월 10년에 대해선 어떤 것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게 문제의 시작이라고 본다. 민주정부 10년의 성과에 대해서 잘된 것은 인정하고, 극복할 것은 극복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전혀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고 당시에 있었던 것은 없애거나 무시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강부자, 고소영 내각으로 대표되는 그야말로 서민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내각과 인사 문제 등이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맘을 다치게 했다고 본다.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부는 어떤 정책을 내놔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쉽게 이명박 정부의 노선이나 기조가 바뀔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출범한 지 5달 정도 지났는데 속 시원하게 해결되는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 문제에 문제를 거듭하고 있어 안타깝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
- 민주당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있는데.

"방송과 언론은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국민들의 알권리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기본적으로 방송과 언론의 사유화와 중립성을 깨는 쪽으로 인사와 정책을 해나가는 것 같다. YTN 사장 선임 문제도 언제는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 선임하려다 반발에 의해 불가피하게 되니 무기한 연기한다 해놓고선, 갑자기 40초 만에 날치기 하는 듯이 사장을 선임했지 않느냐.

기본적으로 대선 선대위 때 특보를 맡았던 사람이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낙하산으로 내려가선 안 된다. 이런 것은 YTN뿐만이 아니지 않느냐. 그런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갔을 때 그 방송이 중립성과 공정성을 갖고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절대 안 된다’, ‘당장 그런 인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배경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인사와 맞물려 있다. 그래서 최 위원장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뜻과 여망에 배치되는 모든 사안들은 그것이 인사건 정책이건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 개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헌 관련해서 국회의원들에게 여론조사를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다. 방송과 신문사에서도 요청이 많이 온다. 기본적으론 개헌의 필요성엔 공감을 한다. 호헌철폐하고 개헌하면서 만들어진 87년 헌법은 민주정부 10년까지 이르면서 민주주의의 기반은 마련했다고 본다. 그러나 21년 정도가 흐르면서 굉장히 많은 사회·문화, 정치·경제적인 변화, 사회계층의 다변화 등의 부분을 다 담아내기엔 부족함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각 분야에 대한 어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국회 개원한지 며칠 안 됐는데, 지금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것은 너무 당리당략에 치우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정말 챙겨야 하는 경제가 너무 어렵고, 고유가· 고물가에 서민과 중산층이 힘들어 하고 있지 않느냐. (개헌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게 기본적인 내 생각이다."

- 독도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을 접하면서 느낌이 어땠는지.

"민주정부 10년의 부정과도 연계되는 부분이다. 독도문제 같은 경우는 일본이 치밀하고 장기적으로 독도의 영유권을 가져가기 위한 음모를 장기적으로 해왔던 것에 비해 우리 정부는 그간 너무 근시안적으로 대처해 왔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외교 라인이 단절돼 있다는 생각도 든다. 서로 말도 맞지 않는 등의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

우리도 근시안적으로 갑자기 사안 하나하나에 대처하는데 급급해 하기 보단 아주 치밀하고 장기적인 계획 등을 갖고 정말 현명하게 잘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이 ‘치고 빠지는 전략’이지 않느냐. 후쿠다 총리는 그런 발언을 해놓고 휴가를 떠나는 등 잠잠하게 한국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독도문제는 아마추어처럼 반응해선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 초당적으로 여야 할 것 없이 영토주권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잘 대처해야 한다.

금강산 피격사건의 경우는 가슴 아픈 일이다. 정세균 대표 모시고 조문을 다녀왔는데, 아드님을 보니 정말 더 마음이 아프더라. 그러나 당국간 대화가 단절돼 있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돼 왔었는데, 이 일 때문에 어떤 간극이 생겨서 남북관계가 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면 안 된다. 그런 부분에 대한 염려가 크다. 정부차원에서 현명하게 대처하고 (남북관계는) 그 사건과는 분리해서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기록물 반환’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본적으로 서로 오픈 마인드가 안 된 것 같다. 전·현직 대통령이 산적한 현안들이 이렇게 많고, (국정이) 여러가지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그런 문제를 갖고 갑론을박하고 공방하는 모습은 어떤 이유에서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더 이상 감정의 골을 만들지 말고 원만하게 빨리 해결해서 정말로 전념해야 할 민생문제에 대통령이 힘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현직 대통령들이 충돌하는 건) 국민들이 보기엔 어떤 이유에서건 좋은 모습이 아니지 않느냐.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빨리 원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
-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가정생활에 소홀해지진 않았는지.

"나는 94년 세계 인권 선언의 날인 12월 10일 결혼했다. 결혼하고 나서 정당과 청와대에서 일하고, 그런 사이에 애도 둘 낳고 박사 공부도 하면서 정말 바쁘게 보냈다. 그렇지만 14년 동안은 내가 살림을 다했다. 정말 정신없이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살림하고 애들 밥도 해서 먹이고 했는데, (국회의원 된 뒤엔) 이제는 그게 어렵더라. 그래서 지난 5월부터는 일을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서 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자투리 시간에 아이들과 남편에게 압축적으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금 일찍 들어갈 수 있는 날은 가서 아이들과 같이 알림장 체크도 하고, 시험공부 할 때 도움도 주고, 같이 목욕탕도 간다. 스킨십이 중요해 그렇게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과 비교하면 소홀해졌을지 모르지만 마음적인 면에서 압축적으로 좀 더 깊은 사랑을 짧은 시간에 주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사랑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 가정교육의 원칙은 무엇인가.

"나는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자’가 가훈 같은 것이다. 우리 애가 시험을 잘 못 봤는데 어떻게 하냐고 걱정할 때 ‘네가 생각하기에 그 시험에 최선을 다해 했으면 엄만 네가 20~30점 맞던 괜찮다’는 게 내 원칙이고 항상 그 신념은 지켜왔다. 네가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했으면 그 점수는 네가 한 만큼 얻은 것이니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지만 다음번엔 조금 더 노력할 수 있으면 조금 더 노력하는 게 좋겠다고 그렇게 얘기한다.

개인적으론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게 있다.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다. 항상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있다. 굉장히 승승장구 할 때, 아니면 운이 좋아 좋은 일이 계속 이어질 때 내가 오만해지거나 겸손함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이 역시 곧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다른 면으론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고 좌절할 때도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생각하면 스스로 용기를 얻게 된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나가면 더 좋은 기회를 갖고, 거기다 더 노력하면 새로운 모색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그 말을 항상 가슴 속에 두고 산다. 이런 원칙과 좌우명 생각하면서 아이들한테 얘길 많이 한다."

- 곧 있으면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대표선수들한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굉장히 무더운데, 얼마나 우리 선수들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신지 위로와 함께 격려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가 정치건, 경제건, 사회건, 외교건, 안보 분야이건 전혀 속 시원하게 진전이 되는 게 없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무더위에 지쳐있고 정말 즐거운 일이 없는데 이번에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정말 좋은 성과들을 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근래에 굉장히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과 기쁜 소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 그동안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마지막까지 힘내셔서 좋은 승전보를 많이 보내주시길 바란다."

- 18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끝으로 <데일리안>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18대 국회가 180석이 넘는 거대 여당 대 소수 야당의 구도로 돼 있다. 그래서 야당이 일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도다. 야당이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그렇지만 야당의 뒤엔 항상 국민들이 든든한 지원자, 후견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을 무시하면서 수로 밀어붙이는 여당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함께 가고 상생하는 정치,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 야당은 어려움이 많고 힘든 18대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들의 여망과 뜻을 가슴에 안고 좋은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18대 국회의 바람이자 민주당 의원들의 다짐 같은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토론 문화 등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이 된 것 같다. 언론과 방송이 일방적으로 독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원웨이 식이 아니라 상호간 의견을 주고받고 논의하는 장이 된 것 같다. 그래서 독자들이 직접 정보도 주고 만들어가는 신문, 방송 그런 게 자리잡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데일리안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을 만들어가는 건전한 토론 문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 데일리안을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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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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