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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흥국생명 4연승 질주, 현대건설 끌어내린다?


입력 2023.01.08 17:32 수정 2023.01.08 17:3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신임 감독 선임하고도 이례적으로 대행체제로 원정 소화

에이스 김연경 장염 결장 악재에도 IBK기업은행전 승리

선수들 대단하지만 구단 리스크 탓에 선두 도약 회의적

흥국생명 경기 지켜보는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 선수들이 2경기 연속 감독대행 체제 속에도 연승을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8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 승리했다.


어렵사리 4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은 시즌 16승4패(승점47)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28점을 뽑았고, 김다은(19점) 이주아(12점) 김미연(11점)도 힘을 보탰다. IBK기업은행은 산타나(24점)-육서영(16점)-표승주(13점) 등 활약에도 고비에서 범실이 나오면서 무너졌다.


권순찬 감독의 ‘기이한’ 경질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흥국생명은 지난 6일 김기중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이틀이 경과했지만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날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영수 감독대행이 이끌었던 GS칼텍스전(5일)에 이어 2경기 연속 감독대행 체제다.


아직까지 신임 감독과 ‘상견례’도 가지지 못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원정경기에 나섰다. 여기에 에이스 김연경마저 장염으로 인한 컨디션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다.


모든 환경이 최악에 가까웠지만 흥국생명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연승을 이어갔다.


매 세트가 힘겨웠다. 김연경이 빠진 가운데 옐레나가 10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IBK기업은행의 추격을 뿌리치고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IBK기업은행 블로킹 벽에 막혀 고전했다. 28-28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옐레나-이주아 공격으로 어렵게 가져왔다.


옐레나의 공격이 최정민 블로킹에 막히면서 3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4세트 듀스 접전 끝에 육서영 공격 실패에 이어 김다은의 공격으로 26-24로 이겼다. 5세트로 끌려갈 뻔했던 흥국생명이 스코어를 뒤집고 승리하자 코트 밖에서 지켜보던 김연경은 환호하며 선수들에게 다가와 격려했다.


ⓒ한국배구연맹

지난 5일 최악의 분위기 속에도 흥국생명은 에이스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의 놀라운 집중력 덕에 홈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에는 이례적인 과정의 감독대행 체제 속에 김연경이 빠지는 악재를 마주하고도 연승에 성공하며 1위 현대건설(18승2패승점51)을 4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날도 흥국생명 경기는 ‘김연경 티켓 파워’에 힘입어 매진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경기 전 "3745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이번 시즌 첫 매진이다"라고 알렸다. 홈경기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에서도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의 인기는 뜨겁다.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뜨거워지는 응원을 등에 업고, 흔들림 없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서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선수들만 보면 그런 상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여전히 흥국생명 내부 분위기는 좋지 않다. 상황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것에 불만을 품은 일부 팬들은 6일부터 흥국생명과 모기업 태광산업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신속하게 불러들인 김기중 감독 체제도 아직까지 정비가 되지 않았다.


이미 김연경 등 베테랑 선수들은 "회사(구단)는 말을 잘 듣는 감독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다음 감독님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있을지 모르겠다)..감독이 누구를 위해 선임되고 경질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연승은 하고 있지만 팬들이나 소속팀 선수들조차 구단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의 대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선수단 기량과 전력 문제가 아닌 신뢰 잃은 구단 수뇌부가 흥국생명의 앞길을 막고 있는 꼴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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