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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체포,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키맨?'...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뉴스속인물]


입력 2023.01.11 16:18 수정 2023.01.11 16:23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대북 송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는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10일(한국시간) 태국에서 체포됐다. '황제 도피'의 마지막은 골프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날이기도 하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와 여러 의혹으로 인적·금전적으로 얽힌 '키맨'으로 지목받고 있다. 야당 당수가 얽힌 정계 스캔들과 관련해 쌍방울그룹이 언급되면서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데일리안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김 전 회장과 친인척 간으로 알려진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도 함께 붙잡혔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은 머리가 길었고, 흰 수염을 기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골프를 치면서 시간을 보낸 정황으로 보인다. 각종 의혹으로 논란이 일었던 '호화 도피 생활'이 그대로 발각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 배임·횡령 ▲ 대북 송금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받고 있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지난 2018~ 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200억원 전환사채(CB)를 거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해당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들이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어 대북송금 의혹은 북사업을 본격화하던 2018~ 2019년 그룹과 계열사 임직원을 동원해 중국으로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측에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이었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다. 검찰이 1년 넘게 들여다보고 있는 이 의혹은 2018년 이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 받았을 때 김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태국 당국과 협력해 신속히 김 전 회장을 송환할 예정이다. 다만, 그가 태국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할 경우 국내 송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검거되면서 검찰의 쌍방울 수사에 있어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도 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쌍방울은 대장동 수익의 일부가 파킹되고 불법 대북 송금과 변호사비 대납이 얽혀 있는데, 무기명 전환사채를 활용했기 때문에 자금 추적이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만일 검거된 김성태가 전모를 밝힌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워낙 규모가 크고 공범이 많아 이재명 일당을 일망타진할 기회"라고 반색했다.


ⓒ 뉴시스

논란의 중심인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의 실질적 지배자로 알려져 있다. 쌍방울그룹은 1954년 설립된 회사로 2010년 김 전 회장에게 인수됐다. 인수자금의 원천은 '고리대금업'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은 호남 지역의 조직폭력배 출신이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 그의 전과를 살펴보면, 지난 2006년 불법 도박장 개장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50차례에 걸쳐 300억원 상당을 빌려준 혐의로 기소돼 2017년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 2010년에는 쌍방울 인수 과정에서 조폭 조직원들과 시세 조종을 공모한 혐의로 2014년 재판에 넘겨졌고, 그 대가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김 전 회장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쌍방울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씨에게 수십억원을 송금한 이력이 있는 만큼 대장동 의혹과도 무관치 않다. 최씨가 운영한 '에이펙스인더스트리'는 2020년 화천대유에서 30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민간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도 김씨와 김 전 회장, 최씨의 관계를 검찰에 여러 차례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 당시 "김만배가 조폭도 많이 안다"라며 "K사도 전주 건달 출신이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가 '김만배 똘마니'라고 한다. 한 두어 번 봤는데 김만배한테 굽실굽실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가 언급한 K사는 쌍방울의 주요 주주 중 한 곳이다.


그러면서 "희한하게도 나석규(토목업자) 돈이 쌍방울 전환사채(CB) 매입대금으로 들어갔다는 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나석규와 쌍방울이 연결된 건지 저도 궁금했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논란에 검찰은 지난해 6월 23일 쌍방울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김 전 회장은 이보다 앞선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해 검찰 수사를 피해 왔다. 이후 태국으로 거처를 옮겨 8개월 가까이 도피해 왔다.


이후 해외 도피 중인 김 전 회장이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을 태국으로 부르거나 필리핀 등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해 '황제 도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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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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