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김홍영 극단 선택…사회에 큰 충격"
"폭력 자체로만 보면 정도 심하지 않아…지도 과정서 폭행 발생"
피고인 "피해자 부모님께 죄송…잘못 평생 짊어지고 갈 몫"
고(故) 김홍영 검사에 대한 폭언,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부장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장윤선·김예영·김봉규)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前) 부장검사의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근절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피해 검사는 이를 피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이라는 결과에 이르러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에서 발생한 폭행은 네 차례에 걸쳐서 이뤄졌는데, 폭력 자체로만 볼 때는 정도가 심하지 않다"며 "또 피고인이 실적 처리를 최우선시 하면서 하급자의 인격이나 자율성을 희생시켰던 것은 검찰 조직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피해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려는 의사에서 이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에서 판단한 징역 1년이 너무 무겁다고 판단되기에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며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법정 구속도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후 김 전 부장검사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떨구며 "돌아가신 검사의 어머님과 아버님께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저의 잘못이고,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3~5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면서 같은 부서 소속이었던 김 검사를 회식자리 등에서 총 4차례에 걸쳐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부장검사는 같은 해 3월 31일 회식이 끝난 뒤 김 검사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가던 중 3~4차례 등을 때려 폭행하고 다음 달 4일 회식 자리에서도 손바닥으로 1차례 등을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6년 5월 2일 업무와 관련해 김 검사를 질책하며 등을 때렸고, 9일 뒤 회식 자리에서도 등을 5회 가량 반복적으로 쳐 폭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해 5월 19일 김 검사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당시 발견된 유서에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고 상사의 폭언·폭행 의혹이 불거지며 파문은 확산됐다.
이후 2019년 11월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김 전 부장검사를 검찰에 고발했고, 그는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7월 1심 재판부는 폭행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