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대장동 수익 428억 원 약속 받은 과정 진술…"정진상·김용에게 꾸준히 보고"
"김만배, 정진상·김용·유동규에게 '대장동 지분' 첫 약속 시점 2014년 12월 무렵"
"정진상·김용과 이야기된 부분…정확히 지분 얼마씩 받기로는 정하지는 않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해 9월 말 검찰에 "진실을 밝히겠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뒤, 대장동 지분 관련 내용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꾸준히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진술서 제출 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만배 씨에게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약속받았다는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해왔다고 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4년 6월 27일, 정진상·김용·김만배 씨와 함께 '의형제'를 맺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가 시장 재선에 성공한 직후였다.
유 씨는 "그 자리에서 김만배 씨가 종교 단체를 통해 이 시장 선거 운동을 도왔고, 남욱 변호사와 함께 선거 자금을 마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며 "김 씨가 법조계 로비에 특화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2014년 4~6월 직접 또는 김 씨를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이 대표 재선 선거 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건넸고, 이 돈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한다.
김 씨가 대장동 지분을 정진상·김용·유동규 등에게 처음 약속한 시점은 2014년 12월 무렵이라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김 씨로부터 대장동 수익 지분을 받기로 한 사실이 있다"며 "정진상·김용과 다 이야기가 된 부분이다. 그 시점에는 정확히 지분을 얼마씩 받기로는 정해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대장동 지분 약속을 알았는지에 대해 "당연히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생각한다"며 "(보고를 누락했다가) 나중에 이 대표가 알게 되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나"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지분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시기로 2015년 2월 이후를 지목했다. 그는 "김 씨가 자신의 지분을 늘려 저희(정진상·김용·유동규)에게 주기로 했던 것"이라며 "김 씨가 정 전 실장에게 '너네 지분이 30% 되니까 필요할 때 써라'고 말했고, 정 전 실장이 '뭐 저수지에 넣어둔 거죠'라고 답했다는 것을 김 씨에게 전해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저와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이 3분의 1씩 나누겠다고 한 것은 형식적으로 그렇게 나눠둔 것"이라며 "사실상 이 대표가 쓰자고 하면 모두 갖다줘야 하는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1호는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남 변호사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는 "김 씨가 '그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 대표를 뜻하는 게 맞다"며 "저와 정진상·김용은 모두 김 씨보다 어리기 때문에 김 씨가 저희를 '그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그는 김 씨가 약속한 대장동 지분이 2015년 30%에서 2021년부터 24.5%로 줄어든 데 대해서 "김 씨가 주도적으로 정했고, 정진상·김용에게 변경된 지분에 대해 알려주면 그냥 '음…' 하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김 씨가 줘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도 지분을 더 달라고 강하게 압박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가 자신의 대장동 지분의 절반(24.5%)을 정진상·김용·유동규 몫으로 배분했고, 함께 부담해야 하는 공통 사업비를 제외한 428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 씨 등 5명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김 씨는 향후 이재명 대표 측 지분에 상응하는 금액을 교부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고, 유 전 본부장은 이를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해 승인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수사 개시 1년 만인 지난해 9월 26일 검찰에 "오늘부터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싶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는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혐의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은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얼굴도 모른다" 등으로 말했다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지 보름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이 대표 발언을 듣고 진술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