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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김기현-안철수…팽팽해지는 與 전대 양강주자 간 신경전


입력 2023.02.01 15:41 수정 2023.02.01 15:44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안철수, 수도권·청년층 기반으로 김기현에 역전

安 "수도권서 승리할 후보에 당심 수렴 되는 것"

김기현, '윤심·전통보수층' 앞세워 '대세론' 주장

이인제 "安, 우파 아닌 반대 진영에서 정치 해와"

(왼쪽)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지난 달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3년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반등에 나서면서 김기현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은 수도권과 청년을 앞세워 이뤄낸 여론조사에서 역전을 근거로 최근 떠오른 '안철수 대세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튼튼한 영남 기반 전통보수층의 지지와 압도적인 윤심(尹心)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3·8 전당대회까지 한 달이나 남은 만큼, 두 당권 주자가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3일간 국민의힘 지지층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47.5%가 안 의원이 승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김 의원이 승리할 것이라는 응답인 44.0%와의 격차는 3.5%포인트(p) 였다.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제쳤다는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세계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26~27일 국민의힘 지지층 41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안 의원은 60.5%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37.1%인 김 의원을 23.4%p차로 제쳤다. 안 의원은 특히 18∼29세와 30대 등 청년층에서 얻은 73.5%의 지지율과 서울(59.5%)·인천·경기(58.4%) 등 수도권 내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김 의원과 격차를 벌렸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안 의원 측은 고무된 분위기다.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한 질문에 "저희 나름대로는 객관적인 지표라고 본다"며 "수도권에서 승리할 후보가 누구냐, 한 표라도 더 받을 수 있고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킬 수 있는 당대표가 누구냐, 거기에 의견들이 전국적으로 수렴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는 윤심이 자신에게도 향해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흔들리고 있는 전통보수층을 잡기 위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저는 축구로 치면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관계"라며 "제가 당대표가 돼서 당과 용산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것을 이미 작년에 증명한 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여전히 대세 흐름은 김 의원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대가 조직선거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전국 당협에서 높은 인기를 나타내는 김 의원이 최종 승리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날 뉴스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9~30일간 국민의힘 지지층 409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은 38.4%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35.3%의 안 의원을 3.1%p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의원(오른쪽)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아울러 김 의원 측은 안 의원이 당의 핵심 기반인 영남지역에서의 약세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김 의원 캠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인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 나와 "안 의원은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자유보수 우파 진영이 아니고 반대 진영에서 쭉 정치를 해왔다"며 "(안 의원의 당내 입지가 약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은 "영남은 지역 정서가 보수 텃밭이니까 90% 이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나오게 돼 있다"며 "국회의원 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여기서 우세를 잡지 못하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가 없다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수도권 대표가 돼야 수도권 유권자 지지를 더 많이 끌어낼 수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안 의원이 내세운 '수도권 대표론'을 일축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3월8일로 예정된 전대 선거일까지 아직 한 달 정도의 기간이 남은 만큼 향후 각 주자의 움직임에 따라 지지율은 요동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두 당권주자들도 최근 다양한 이슈를 기반으로 여론전을 펼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 측은 김 의원의 '김연경·남진 인증샷' 논란을 집중 겨냥하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김연경·남진 인증샷' 논란은 김 의원이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과 한 식당에서 함께 사진을 찍어 공개하면서 논란이 발생하자, 남진이 같은 고향 출신의 김연경 및 지인들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식사중일 때 김 의원이 나타나 2~3분가량 인사말을 나눴고, 당초 김 의원과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이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해 찍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논란이 확산되자 안 의원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유명인을 도구삼은 거짓 마케팅도 문제지만 해명까지 거짓이라면 더 문제다. 이 사건은 거짓으로 홍보하고 거짓으로 대응한 스스로가 반성할 사안이다. 우리 당이 배격해야 할 구태"라며 김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맞서 김 의원은 지난 29일 경기도 양주시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안철수 의원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안 의원이 강연 도중 발꿈치와 발가락이 훤히 보일 정도로 낡은 양말을 신고 발을 들어 올린 사실을 두고 "(안 의원이) 구멍 난 양말을 신어야 할 정도로 가난한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안 의원이 정치쇼에 나섰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앞서 지적이 나온 바도 있지만, 당 내부 선거가 더 짙은 상처를 남기는 만큼 아직 한 달이나 남은 선거기간 동안 어떤 움직임과 어떤 말이 나오느냐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조직 선거였던 전대 판이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로 더 커진 측면이 있는 만큼 얼마나 더 확장성을 보이느냐도 향후 판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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