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인 A씨는 7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다소 예민해 잘 울고 한번 떼를 쓰면 달래지지 않아 늘 신경 써서 보살피고 양육해왔다. 복직을 하게 되며 할머니 손에 자라게 된 아이를 위해 온 가족이 애를 많이 썼다. 7세가 되었지만 집에서는 뭐든 자신의 욕구대로 들어주길 바라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할머니에게 버릇 없이 굴고 늘 요구하는 모습이 늘었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는 조절력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조절 기제가 아직 발달하지 않아 부모나 양육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아이가 요구적 이고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려는 특성을 보인다면 이유를 먼저 찾아야 한다. 일단 아이의 버릇없는 태도가 왜 나타나게 된 것인 지를 알아내면 아이의 행동을 개선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아래의 원인들 중 우리 아이에게 적용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 부모가 아이의 예민성과 ‘떼부림’을 견디기 힘들어 허용하고 있는 경우
□ 무엇이든 들어줘야 자존감이 높아질 거라는 생각에 들어주는 경우
□ 지나치게 아이를 위하고 귀하게 다루는 경우
□ 아이가 눈치가 없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 가족 중 부모 또는 다른 어른이 이기적인 행동을 보여 아이가 따라하는 경우
□ 가정 내에 약속이나 질서가 없는 경우,
□ 아이가 스스로 고집하는 게 잘 먹힌다는 것을 아는 경우.
□ 아이의 가정 환경이 지나치게 풍요롭고 결핍의 경험이 부족한 경우
배려심은 많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 조건 없는 사랑과 제한이다. 이 두 가지 양육법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이의 유연성과 배려심 증진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사랑과 애정표현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애착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를 통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한 곳임을 인지하며 사람에 대한 신뢰를 키우게 된다. 그러나 자칫 이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지나친 허용과 무조건적인 순응을 해주게 되면 아이는 조절력을 기르기 힘들어진다. 조절력 저하는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유연성을 떨어뜨리며 결론적으로 자존감 향상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신 스스로를 통제하고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면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해야 안전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자신이 통제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를 받아드리지 못하고 떼를 부리거나 괴로워 한다.
따라서 양육자들은 충분한 사랑과 더불어 적절한 제한을 가르쳐야한다. 아래의 방법들이 아이의 배려심과 유연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첫 번째, 아이가 친절함과 배려를 배울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게 하는 것이다. 즉 부모 스스로 아이의 거울이자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슬퍼하는 친구에게 전화 걸기, 쓰레기 줍기, 동물 보살피기,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기 등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행동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베푸는 데서 얻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를 행동을 통해 알려주어야 한다.
두 번째, 공감능력을 길러주자. 공감 능력이 높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관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해가 되면 타인의 행동에 수용성이 높아지게 되어 덜 이기적이 된다. 따라서 자신의 입장을 넘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자. 아이와 상상하기 놀이를 해보자. 하나의 상황과 주인공을 만들어주고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맞춰보는 놀이이다. “네가 새로운 유치원에 갔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봐. 어떤 느낌이야?” “친구가 새 치마를 입었는데 물을 쏟아 버렸어, 어떤 기분일까?”
세 번째, 아이가 항상 관계의 중심에 놓이지 않도록 하자. 아무런 댓가나 노력없이 지속적인 칭찬과 상을 받게 되면 아이는 모든 상황과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느낄 수 있단다. 이는 아이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부추긴다.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면 의미없는 칭찬이 아닌 칭찬을 받을 만할 때만 칭찬을 하자.
네 번째, 단호한 제한 알려주기. 아이에게 “안 되는 것이 있다”고 말하자. 아이의 행동 중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위험하고 무리한 요청에 대해서 ‘안 된다’라고 말해줘야 한다. 이때 부모는 일관성 있고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걸 항상 가질 수 있다고 배워왔다면 더더욱 분명한 한계설정과 약속을 정하고 이를 끝까지 고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섯 번째, 참고 기다리는 걸 가르치자. 조절력이 낮은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게 지금 당장 실현되길 바란다. 타인의 불편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다.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걸 가지기 위해 기다리는 연습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잘 참아주고 기다렸을 때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말자. 또한 아이에게 지루함이나 기다림에 잘 대처하도록 가르치자.
마지막으로 배려심을 보이고 통제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순간을 잘 캐치해 칭찬해주자. 아이의 친사회적인 행동을 묘사하여 칭찬 하고 그 행동이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해주자. “네가 양보해줄 때 00이가 웃는 거 봤어? 네가 친구를 웃게 한 거야.”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칭찬은 그 행동을 강화한다.
우애리 플레이올라대표원장 playho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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