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CL, 지난해 출하량 LG전자 제치고 2위로 약진
OLED TV까지 진출하며 국내 업체 점유율 위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TV 시장에서 절반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지만, 턱끝까지 쫓아온 중국의 추격에 시장 지위를 위협 받고 있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중국 제품과의 차별화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웠지만 사실 이 역시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삼성전자(19.6%), TCL(11.7%), LG전자(11.7%) 순이었다. 중국 TCL이 LG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TCL은 지난해 연간 기준 2379만대의 TV를 판매했고, LG전자는 2376만대를 팔았다. 두 업체의 판매 대수 차이는 3만대 가량이다.
이어 하이센스(10.5%), 샤오미(6.2%)가 각각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톱5 업체 중 중국 업체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28.4%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친 국내 기업 점유율 31.3%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TCL은 지난해 3분기부터LG전자를 처음 앞지른 후 연간 제품 출하량 기준 역시 최초로 LG전자를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은 수요 위축 여파로 전년 대비 4.8% 감소한 2억326만대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2억1000만대 가량의 출하량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국내 업체들이 우세했다. 삼성전자는 29.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 역시 16.7%의 점유율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TCL(9.4%), 하이센스(8.9%) 순이다. 국내 양사의 금액 기준 점유율 합산치는 46.4%로 시장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이같은 결과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 제품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양보다 질' 전략을 세우고 있기 떄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 위주 판매다. 특히 삼성전자 TV는 2500달러(약 325만 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과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도 1위를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48.6%로 절반에 육박했고, 75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36.1%, 80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4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의 경우 OLED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기록하며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점차 거세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이후 점유율 30%를 밑돌고 있다. 또한 OLED TV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 업체들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TCL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 박람회 CES2023에서 처음 OLED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국내 기업 역시 중국발 추격세에 적극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OLED 업계 최강자인 LG전자 외에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도 최근 77·65·55형으로 OLED TV 3종 라인업을 구축했다. QLED를 통해 프리미엄 및 초대형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LCD TV패널 하향세 및 OLED 패널 출하량 증가 추세를 감안한 전략이다.
한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500달러(한화 약 190만 원) 이상 TV 시장에서는 올레드 TV 출하량 비중이 49.8%로 집계돼, 전년(37.4%) 대비 증가하며 절반 수준까지 늘었다. 올해 전체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9% 가량 증가한 740여만대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