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치하에 저항하고자 일으켰던 3·1운동을 기념하는 3·1절. 이날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걸어 논란을 일으킨 세종시 주민은 다름 아닌 지역의 한 교회 목사였다.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자기 집 발코니에 일장기를 내걸었던 한국인 A씨는 한 교회에서 재직 중인 목사로 확인됐다. 일본인이라던 주장과 달리 한국인이었던 것.
앞서 그는 지난 일장기를 걸면서 "일본 사람이라 일본 국기 걸었다. 한국 싫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이 A씨 집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A씨의 부인 B씨는 "유관순이 실존 인물이냐"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쫓아온 주민들에게 "침입자야, 뭐가 그렇게 목소리가 크냐" "인공기한테도 그렇게 하나 간첩이냐, 미개하다"라고 되받아쳤다.
이후 지난 5일 교회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A씨의 설교 모습이 공개됐다.
그는 일장기 논란에 대해 은근슬쩍 자신이 한 일이 아닌 척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3·1절에) 태극기가 걸린 집이 1%가 안 된다. 태극기가 있는 와중에 일장기가 있었으면 어우러졌을 텐데"라며 태극기를 걸지 않은 주민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또 A씨는 일제 강점기를 '대일본제국 시대'로 표현했다. 이어 "이완용 선생과 데라우치 총독 사이에서 합병 조약이 이뤄져 대일본제국의 시대가 됐다"며 "일본 때문에, 일본으로 인해서 문명을 배울 수가 있었다. 근대식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식민사관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영상 속 교회의 위치나 해당 교회가 유튜브 채널명에 포함된 교단 소속인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 "당신들의 행동에 기가 막혀"
항의하러 온 주민들 신고해
A씨는 "항의하러 집을 찾아온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글을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이에 세종남부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그는 "일장기를 건 게 대한민국 법에서 문제가 되느냐"며 "한국 대통령도 일본이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고, 그 부분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장기 게양은 위법도 아니고, 일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의사 표시"라며 "본인을 모욕하고 신상, 개인정보 유출한 건들, 아이디 특정해 싹 고소장 접수했다"고 밝혔다. 또 "애국심이 얼마나 넘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 공부도 좀 하고 협력 국가라는 점에 대한 의사표시에 대해 위법과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하는 당신들의 행동에 기가 막혀 박수를 치고 간다"고 비꼬았다.
A씨 아내 B씨도 지역카페에 "히노마루(일장기)를 게양한 집의 처"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 너가 글 올려서 덕분에 잘 고소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