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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의상, 무대 그 후②] “내 아티스트의 눈부신 3분을 위해”…스타일리스트들의 피, 땀 눈물


입력 2023.03.11 11:01 수정 2023.03.11 11: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의상 잘 소화해 줄 때 만족도 높아"

아이돌 그룹의 컴백 일정이 정해지면, 스타일리스트들도 할 일이 많아진다. 소속사의 기획 콘셉트 회의 결과물과 음원이나 안무 영상을 본 후 컴백 포토 일정부터 지상파, 케이블 채널 음악 방송 활동에서 입을 멤버들의 의상을 디자인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소속사의 컨펌이 떨어지면 무대의상을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에 맡긴다. 이 과정은 보통 최대 한 달 최소 2주일 안에 이뤄진다.


ⓒ픽사베이

2006년부터 스타일리스트를 시작해 노라조, 카라, 블락비, 걸스데이, 마마무, 현재는 몬스타엑스의 형원의 의상을 책임지고 있는 김아연 씨는 소속사에서 건너온 자료에 맞도록 의상 시안을 만든 후, 컨펌이 나면 동대문으로 향한다. 동대문에서 의상 소재 원단을 찾아다닌다. 원단을 결정하면 자신이 맡은 연예인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매번 디자인에 노력을 쏟는다.


김아연 씨는 "소속사에서 주는 컨펌이 구체적이진 않고 큰 틀이나 콘셉트 정도다. 아이돌 그룹들은 스타일이 확고하다 보니까 도전할 수 있는 의상의 폭이 넓지는 않다. 보통 아이돌 그룹들에게 여러 팀이나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가 투입되는데, 회의를 통해 베리에이션을 거쳐 그룹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걸 많이 신경 쓴다"라고 전했다.


음악 활동이 끝난 후 콘서트 개최가 결정되면 추가로 의상을 더 제작해야 한다. 셋 리스트에 맞는 의상을 구상해 평균 다섯 벌 정도 환복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보통 2~3일 정도 진행하기 때문에 콘서트가 끝나면 바로 세탁을 맡기고 드라이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 다음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


김아연 씨는 오랜 시간 동안 스타일리스트를 해왔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링이 지겨워지거나, 자칫 무리한 시도로 과해지지는 않을지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한다. 이 같은 고민은 고충이지만 밤을 새워 만들어 피곤해도 의상을 제대로 소화해 주는 아티스트와, 의상이 제대로 돋보인 무대를 보면 피곤이 씻긴다.


김아연 씨는 "예쁘고 멋진 의상이라며 팬들이 좋아해 줄 때는 더욱 뿌듯함을 느낀다. 여기에는 연예인의 피지컬도 한몫하는 것 같다. 일반 블랙진을 입히더라도 100만 원어치의 가치가 나오는가 하면, 잘 소화를 못하는 아티스트도 있다. 내가 맡은 연예인들은 무슨 옷을 가져다줘도 믿고 입어주고는 했고, 무슨 옷을 입혀놔도 받쳐주는 피지컬을 가지고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라고 전했다.


아이돌 그룹, 광고, 룩북, 화보 등 스타일링을 하고 있는 한 스타일리스트 A 씨도 자신이 맡은 연예인이 활동을 시작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무대를 꾸밀 수 있도록 의상에 심혈을 기울인다. 컴백 준비 시기부터 활동 기간까지 밤을 새우기도 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무대 위에서 아티스트가 자신이 참여한 옷을 입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피곤은 씻겨내려간다.


흔히 '자식 같다'라고 느껴지는 의상들이 쓰임이 다한 후, 창고행으로 향할 때, 아쉬움은 없을까. A 씨는 "애초에 한 번의 무대 위에서 빛나기 위해 만들어진 옷이다. 그걸 해냈다면 미련 없이 보내준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의상으로 다음의 완벽한 무대를 일조할 수 있는데 신경을 쏟는다"라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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