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10일(한국시각)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간절히 팀을 떠나고 싶어 한다.
지난 9일 홈에서 치른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AC밀란과 비겨 8강 진출에 실패한 뒤에는 의욕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토트넘은 밀란에 대적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폄하성 발언까지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들은 “콘테 감독의 마음은 토트넘에서 떠난 지 오래다”라고 정리한다.
손흥민이 “올 시즌 중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다.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한판이다”라고 지목했던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콘테 감독의 용병술을 보면 '정말 이기고 싶은 의지가 있는가'라는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2골차로 이겨야 8강 티켓을 잡을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콘테 감독은 해리 케인·손흥민(이상 풀타임)으로만 골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공격수들의 투입 시기를 놓쳤다. 히샬리송은 후반 25분에야 들어갔다. 후반 33분 수비수 로메로가 퇴장 당하면서 경기는 더 꼬였다.
뜨거운 응원을 준비했던 일부 홈 팬들은 내용과 결과에 실망해 야유를 퍼부었고, 선수들도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에는 히샬리송이 출전 시간에 불만을 품고 “감독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올 시즌은 정말 XXX다”라고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감독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손흥민 활용법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에 등극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득점도 움직임도 날카롭지 못하다. 부상 여파와 월드컵 출전으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실 시즌 개막 때부터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손흥민의 경기력 자체도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현지언론들은 콘테 감독이 고집하는 새로운 전술이 손흥민의 활용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비수 페리시치의 전방 움직임을 위해 마치 손흥민은 중앙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공격할 때도 오히려 페리시치가 손흥민 보다 전방에 가깝게 자리할 때도 많다. 날카로운 침투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특장점을 가친 손흥민에게는 맞지 않다. 페리시치가 기대를 충족시키고, 그래서 팀 성적이 좋았다면 할 말이 없지만 토트넘은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페리시치는 아직도 호흡이 맞지 않는다. 콘테 감독의 고집이 손흥민을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챔피언스리그·FA컵 등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는 기회는 모두 날렸지만, 여전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4위 경쟁을 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다. 자신의 의견과 구단 정책이 맞지 않아 실망한 콘테 감독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토트넘을 이렇게 방치하기에는 손흥민·케인 등 우수한 자원들이 너무 아깝다.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새 감독을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명장으로 이름을 떨친 콘테 감독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