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진 사퇴
대통령실 "경질 아냐…업무 과중 스트레스·가족 건강 등 이유"
대사급 재외공관장 발령 가능성…민간기업行 이야기도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최근 자진 사퇴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오는 16일 한·일 정상회담,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 등 굵직굵직한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외교 프로토콜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참모가 자리를 비우게 돼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지난 10일 일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모두 건승하시라"며 자진 사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한 게 맞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일정 조율 실책에 따른 경질설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업무 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가족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했다.
외교관 출신인 김 비서관의 대사급 재외공관장 발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서관이 재외공관장 외에 민간기업 등 몇몇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비서관이 재외공관장도 희망하고 있지만, 민간기업 등 여러 곳에서 오퍼(제안)가 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비서관의 공석은 일단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비서관 직무대리를 맡아 관련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자 인사 추천 등의 절차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은 외무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외교부 북미2과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9년 SK그룹으로 이직해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에 당선인 보좌역으로 합류했으며, 1기 대통령실에서 첫 의전비서관을 맡아 최근까지 일해왔다. 그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의 통역을 맡은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배우 박선영 씨의 남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