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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전 비서실장 "이재명 대표님 측근들 진정성 있게, 인간성 길러 달라"


입력 2023.03.13 10:40 수정 2023.03.13 10:42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이재명 대표님께' 제목 유서 남겨…"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 없어야"

"기본과 원칙 갖고 공정하게 일 해…무관한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

"나는 내 할 일만 했는데 왜 피의자 신분 돼야 하느냐…집안 풍비박산 났다"

숨진 전 비서실장,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지난해 한 차례 검찰 조사 받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형수씨가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측근들 진정성 있게, 인간성을 길러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전 씨 작성한 노트 6장 분량 유서 중 한 장은 '이재명 대표님께'라는 제목으로 작성됐다. 전 씨는 이 유서 마지막 부분에서 "측근들 진정성 있게, 인간성을 길러주십시오"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이 대표에게 남기는 유서 앞부분에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고 적었다. 또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 피의자로 입건된 것이 억울하다는 내용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서에서 "기본과 원칙을 갖고 공정하게 일했는데 전혀 무관한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돼 있다", "내가 할 일만 했는데 왜 피의자 신분이 돼야 하느냐", "내가 특별한 역할을 한 게 없다는 걸 알지 않느냐", "사건 조작이 무섭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등의 호소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 공범으로 검찰에 입건된 상태였다. 검찰은 지난달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전 씨가 이 대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성남FC가 네이버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 전 실장과 함께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이었던 전 씨가 네이버 관계자를 만나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전 씨는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26일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 씨의 나머지 유서에 '가족에게', '형제에게', '모두에게' 등의 제목을 달아 개인적인 심경과 당부 등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유족이 유서 공개를 거부해 전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전 씨의 발인식은 지난 1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발인식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전 씨의 삼촌이라고 밝힌 A씨는 "워낙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무척 안타깝다"며 "고인에게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언젠가는 진실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유족들은 전 씨 유해를 화장한 뒤 경기 용인시의 장지에 안치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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