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개편 요구, 공천과 '무관' 선긋기
"공천 되면 다 당선되냐. 예선일 뿐
본선서 당 전체가 몰락하게 생겼다"
'방탄' 안할 사람으로 당직개편 요구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직 개편과 탕평 인사를 요구하는 것은 민주당이 '방탄 정당'으로 전락해 '본선'인 총선에서 당이 궤멸적 패배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일 뿐, '예선'에 불과한 당내 공천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4일 오전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최근의 당직 개편·탕평 인사 요구와 관련 "어떤 분들은 비명(비이재명)계에서 공천을 염두에 두고 사무총장을 바꿔야 된다고 주장했다고 얘기하는데 공천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방탄'과 무관할 사람으로 정무직을 구성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에서 대규모 '소신표'가 나온 이후, 당 내홍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무총장·부총장·전략기획위원장 등 정무직 당직을 개편하고 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당권을 쥐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전략기획위원장 등의 교체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사무총장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공천권과 관련이 있는 요구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이 당직 개편과 탕평 인사 요구는 공천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의원은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역할을 자임하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며 "이 대표 본인과 사적으로 선임한 변호인, 율사 출신 의원 한두 명 정도를 TF로 꾸려서 소화를 해야지, 왜 지도부가 나서서 방어를 하고 대변인, 사무총장이 그 역할을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공천을 염두에 둔다면 '이재명 체제'에 순응하고 '개딸'한테 잘 보이는 게 훨씬 유리하다"면서도 "공천 되면 다 당선되느냐. 공천은 예선일 뿐, 본선 나가서 우리 당 전체가 몰락하게 생겼으니까 그 사태를 막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지금 (체포동의안에) 가표 던지고 기권·무효한 사람들이 공천 때문에 그랬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공천을 더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본다"며 "이 체제가 계속 유지되는 게 그분들한테는 공천에 더 유리하고, 그분들은 본선 경쟁력보다는 공천에 더 신경쓰는 분들"이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오후 '개딸'들과 대화 관련해선
"강성 지지층 '자제하라' 정도론 안돼
단호한 태도 보여야 진정성 인정받아"
지도부 향배, 결국 지지율이 결정 전망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여의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개딸'들과 대화를 갖는 것에 대해서는 이 기회에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표명하면 좋겠다면서도 그 가능성은 낮게 바라봤다. 또 '개딸'들의 좌표 찍기, 색출 공작에 대해서는 자제 당부를 넘어선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전형수 전 비서실장) 이분이 78년, 박정희 시대 때 9급 공무원으로 입문했다. 9급에서 3급까지 44년간 '늘공'으로 살아오면서 평생 검찰 가서 조사받을 일은 상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느냐. 거기에 대해 인간적으로 도의적으로 책임을 느낀다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정진상·김용 두 측근들 구속됐을 때에도 도의적인 책임은 일단 표명하라고 계속 얘기해왔지만 (이재명 대표는) 끝까지 안하고 거부를 했다"며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법적 책임으로 연결이 된다는 생각을 아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개딸'들의 '좌표찍기' '문자폭탄' 난동에 대해서는 "'자제하라' 정도로 자숙될 상황이 아니니, 좀 더 세게 말했으면 좋겠다"며 "'절대 하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당신들과는 결별하겠다' 이 정도의 단호한 태도를 보여줘야 외부에서 진정성을 인정해주고, 강성 지지층들도 자제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향후 당 지도체제의 향배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이 나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결국은 지지율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응천 의원은 "송영길 대표는 대선에 패배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문재인 대표는 당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니까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며 "당 지도부라는 것은 당을 이끌어왔던 분들이니 자신들이 이끌어왔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며, 그 바로미터는 민심"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그 바로미터"라며 "나머지 (체포동의안 등 각종 현안은) 다 지지율과 연동된 것이지, 그것 자체로만 독립변수로 작용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