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차교통방해 등 혐의로 체포…17일 오후 8시께 첫날 조사 마쳐
18차례 출석 요구했으나 불응…조사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검토 방침
경찰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한 박경석(6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에 대한 조사를 18일까지 이어간다고 밝혔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박 대표가 2021년 1월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총 38차례에 걸쳐 집회나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열차 운행을 방해한 사실을 추궁하고 있다.
전장연 측은 박 대표는 전날 오후 8시께 첫날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박 대표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남대문경찰서는 앞서 지난 17일 오전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해 경찰서로 압송했다. 적용된 혐의는 기차교통방해·업무방해·집시법 위반 혐의 등이다.
경찰은 박 대표에게 18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불응하자 지난 15일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박 대표는 그간 경찰 출석 이전에 서울 시내 모든 경찰서에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라고 주장해왔다.
박 대표는 체포 전 미리 준비한 철창 안에 들어가 목에 쇠사슬을 감고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회견이 끝나면 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해달라"며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다. 더 이상 불법 분자, 시민을 볼모로 잡는 자들이라고 말하지 말아달라"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상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이냐고 묻고 오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휠체어를 탄 박 대표를 호송하기 위해 장애인용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서울시설공단의 장애인 버스를 동원했다. 이 버스는 공공기관이 요청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