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입보험료 4440억
꾸준한 해외 시장 개척
DB손해보험이 빅4 손해보험사들 중 해외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에 이어 2위권을 고수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만큼은 선두를 달리며 이목을 끌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해외 영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들의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9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9% 증가했다.
특히 DB손보는 4440억원을 벌어들이며 전체의 44.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대비 33.9% 증가했다. 지난 2021년 4월 하와이 소재 손해사정사의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이밖에도 미국 현지 보험사와의 본격 경쟁을 위해 일반보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개 주에 사업면허를 신청하는 등 수익성 중심의 일반보험 사업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DB손보는 1984년 괌 지점을 개설하면서 해외진출에 발을 담갔다. 이어 2006년 하와이 지점 영업을 시작하고 중국 북경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2009년에는 캘리포니아지점을 세웠고 2011년 뉴욕 지점·호치민 사무소·자카르타 사무소 등을 신설했다. 이후에도 보험 선진국인 미국과 신흥 시장인 중국·동남아에 꾸준히 도전하며 글로벌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초에는 베트남 VNI손보사를 인수하면서 현지 사업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9806억원으로 업계 2위수준이지만 외국에서는 가장 앞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DB손보 관계자는 "괌·하와이·캘리포니아·뉴욕 등지에서 사업 경험을 쌓으며 철저히 현지인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현지인 대상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의 영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 역시 2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7% 증가했다. 4개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율이다. 미국 지점의 경우 손해율 관리를 위해 증대활동을 하지 않았던 부문의 매출이 2022년 들어 성장했다.
이어 현대해상은 2950억원, KB손보는 601억원으로 12%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금감원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갈수록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마헨드라 시레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장과 면담해 금융감독기관 간 상호 교류 및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높은 관심을 전달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감독과 관련해 금감원의 적극적인 상호협력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런던 핀테크 컨퍼런스서 금융중심지 IR을 실시하는 등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외 네트워크 구축 지원, 현지 감독기구와의 협력 등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보험사는 많고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그야말로 포화상태"라며 "보험사들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등의 사업영역 확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