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닭에 피해줘" 떠돌이 개에 화살 쏜 40대…범행 7개월 만에 검거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 구입해 범행 당일 비닐하우스 근처 배회하던 개에게 쏴

용의자 "주변 개들이 키우는 닭에 피해줬다"…경찰 "닭에게 피해 주던 상황 아니야"

피해견, 수술 후 건강 회복…해외 입양 예정

지난해 8월 26일 오전 제주시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돼 제주시 등이 학대를 의심하고 조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떠돌이 개에게 70㎝ 길이의 화살 쏴 학대한 사건의 용의자가 7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이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A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후 7∼9시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활을 쏴서 맞힌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8월께 주변 개들이 자신이 사육하는 닭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한 안좋은 감정을 갖게 됐다. 이후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를 구입했고 범행 당일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활을 쐈다.

경찰은 "당시 피해견이 A 씨의 닭에게 피해를 주던 상황은 아니었다"며 "A 씨는 활을 직접 만들었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버렸다고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 7개월간의 수사 끝에 전날 A 씨를 붙잡았으며, 화살 일부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

피해견은 범행 추정 시점 이튿날인 지난해 8월 26일 오전 8시 29분께 등 부분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다. 이 개는 구조 당시 움직이지 않고 숨을 헐떡거리는 등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탐문과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에 나섰다. 그러나 개가 화살을 맞은 채 돌아다닌 지역이 중산간 일대여서 CCTV가 많지 않고 인적도 드물어서 피해견 행적 파악과 용의자 특정에 애를 먹었다.

개의 등 부분을 관통한 화살이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양궁용 화살이라 화살 주인을 찾기 어려운 점도 수사의 장애물 중 하나였다.

피해견은 발견 당일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 등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지금은 타 지역 보호시설에 있으며, 해외로 입양될 예정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