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경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가 적발된 유부남 경찰관에 대한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6일 복수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행순)는 지난 24일 A 경사가 전북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부남인 A 경사는 2018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동료 여경 B씨의 집에서 데이트하는 등 518회 이상 부적절한 만남을 지속하다 적발돼 '1계급 강등 징계'를 받았다.
596만원 상당의 초과수당을 챙긴 사실도 인정됐다. A 경사는 B씨와 영화를 보러 가거나 여행을 가는 등 데이트하는 시간을 출장 근무로 속여 초과수당을 챙겼다. 이런 식으로 낸 허위 출장 신청이 237회다.
이들의 부적절한 만남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해 오던 A 경사의 아내 C씨가 확인하면서부터 알려졌다.
A 경사의 아내가 자택 컴퓨터에 로그인된 A 경사의 구글 계정을 살폈고, 당직이나 초과근무를 했다는 날에 남편이 B씨의 주거지에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아내는 A 경사의 타임라인을 일자별로 캡처해 저장하고 전북경찰청에 진정을 냈다.
전북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품위유지의무 위반, 성실의무 및 복종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1계급 강등과 불법수령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징계부과처분을 내렸다.
이에 A 경사는 C씨가 전북경찰청에 제출한 휴대전화 구글 타임라인이 위법 증거에 해당한다면서 이 소송을 제기했다.
A 경사는 B씨 집에서 잠을 자거나 함께 여행을 간 사실은 있지만, 이성 교제를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아내가 경찰에 제출한 자신의 구글 타임라인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 증거 능력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A 경사는 소장을 통해 "B씨의 집에서 잠을 자거나 여행을 간 사실은 있지만 이성교제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증거로 제출된 타임라인도 위법한 증거 수집에 해당돼 징계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경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타임라인 수집의 수단, 방법이 사회 질서에 현저히 반하거나 상대방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계도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