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사격 탄흔 '전일빌딩245' 둘러보기도…조만간 광주 또 방문할 듯
마약 범죄, 속인주의…취급 합법화 국가에서 투약했더라도 국내서는 현행법 처벌
5·18 유가족과 피해자를 만나 사죄한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광주 일정을 마무리하고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복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광주에 머물며 공식·비공식으로 5·18 관계자들과 만난 후 지난 1일 밤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38시간 만에 석방된 직후 광주를 찾은 그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18 관련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5·18 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할아버지가 5·18 학살의 주범"이라며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이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월 항쟁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을 찾아가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5월 항쟁 당시 헬기 사격 탄흔이 남아있는 '전일빌딩245'를 둘러보기도 했다. 전두환은 자신의 회고록에 헬기사격을 부인하며 관련 내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했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 숨졌다.
공식 일정을 마친 전 씨는 비공식으로 다시 한번 오월 어머니들을 만났다. 고(故) 권호영 열사의 어머니 이근례 여사와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의 자택을 각각 방문해 사죄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다음날 늦은 밤까지 'SBS 궁금한이야기 Y' 제작진과 동행 하며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 뒤 서울 거처로 이동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조만간 다시 한번 광주를 방문해 5·18 관계자와 사적지 등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계획에 대해 “아직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투약한 약물의 종류와 횟수 및 방법,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구속영장 신청 기준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각종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마약 범죄는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취급이 합법화된 국가에서 투약했더라도 국내에 머물 경우 현행법으로 처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