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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제3지대 꿈틀…일각선 '결국 또 김종인?' 비토론


입력 2023.04.20 03:00 수정 2023.04.20 03:0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금태섭발 창당설에 김종인 동조

"수도권 30석도 가능하다" 군불

'인물·기반 없이 힘들다' 반론 다수

"김종인 상징 등장, 성공 어렵단 반증"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성찰과 모색) 준비모임이 주최한 '한국 정치, 문제와 제언'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현 여야 양당 정치로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고 한계가 있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는 게 요지다. 특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용기 있는 시도"라며 측면 지원 의사를 내비치며 군불을 지폈다.


앞서 18일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 토론에서 금 전 의원은 "기존 정치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한다면 (유권자들이) 얼마든지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며 "수도권 중심으로 3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도 "지금 양당은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설계할 능력이 전혀 없다"며 "정치 불신이 극도에 달했기 때문에 사람 중심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동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국민적 각성이 있으면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국민이 참다 참다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이 확 변할 것 같으면 국민들로부터 하나의 새로운 계기를 만드는 그런 순간이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금 전 의원이 언급한 '수도권 30석'에 대해서도 "수도권이 121석인데, 좋은 후보자들이 나오면 그 정도도 가능할 수 있다"며 "양당에 있는 사람을 떠나 밖에 있는 새로운 세력도 있고 또 경우에 따라 양당에서 빠져나와 합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신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 상당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있거나 확고한 지역적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두 가지 중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당이 성공한 사례는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이었는데, 그건 안철수라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안 전 대표 수준의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충청 등 확실한 지역 기반이 있다면 기대를 해볼 수 있지만 그것도 아니다"며 "지금으로서 (신당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성찰과 모색) 준비모임이 주최한 '한국 정치, 문제와 제언' 토론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태섭 전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같은 분석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금태섭이라고 대통령 못 할 일이 없다"며 '여의도식 시각'이라고 일축하지만, 현 대통령 중심제와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라는 제도 안에서 신당의 한계는 분명하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당장 여야의 비주류 인사들부터 신당행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지금으로선 신당을 고민해 본 적이 없다"며 "하루빨리 국민의힘이 정상화돼서 정신 못 차리는 반란군들을 빨리 제압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고 신당행에 선을 그은 것이 대표적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무당층이 30~40%이기 때문에 기대할 만한 신당이 나오면 언론에서 많은 주목을 할 것 같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쉽겠느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역설적으로 김 전 위원장이 언급되는 것 자체로 제3지대 태동을 위한 에너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신당이 성공하려면 양당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불타올라야 하는데, 결코 참신하다고 할 수 없는 김종인이라는 상징에 의지하려는 것은 열망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중도층을 잡는다는 게 사실 뜬구름 잡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중도층으로 통칭되지만 안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선거철이 되면 각각의 성향에 따라 회귀하는 특징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하나의 정치적 동질성을 가진 집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김 전 위원장(을 앞세운 신당)은 오히려 좌우 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어디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며 "김 전 위원장이 이뤘던 성취도 따지고 보면 기존 정당의 조직들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게 밑바닥 조직과 공중전이 결합해 표를 하나하나 엮어야 하는데, 공중전만 해서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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