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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공영방송 MBC의 세 가지 책무 [문호철의 MBC 생각 ③]


입력 2023.05.29 00:06 수정 2023.07.09 15:41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공영방송으로서 MBC,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할 길 아직 있어…지금의 경영구조 바꾸어야 가능

콘텐츠 산업 격조·품격 높이는 승수효과 선도해야…해외 모범 콘텐츠 수급 및 노블레스 오블리주 구현

'M-크리에이터 네트워크' 체제 구축…정기적 타임존 편성 및 오프라인 행사 연계, 교육·실습 범위 확장

글로컬리즘(GLOcalism)의 멋진 신세계…본사·지역사의 공존과 동반성장 원칙 근본차원서 재정립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은 28일 칼럼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 일부는 MBC를 가짜·편파 왜곡 방송의 대명사로 규정하면서 정파(停波) 또는 해체해야 할 존재로 취급하고 있다"면서도 공영방송으로서 MBC에 아직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산업 전반의 격조와 품격을 높이는 승수효과 선도>, <M-크리에이터 네트워크, 문화 향유 기회를, 재능개발 기회를!>, <글로컬리즘의 멋진 신세계, MBC 지역사 통한 지역경제·문화 활성화> 등을 MBC의 '세 가지 책무'로 제시했다.


문 전 국장은 이날 <공영방송 MBC에게 아직 남아 있는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할 길?> 제하의 칼럼을 통해 "불행히도 공영방송 존재의의에 대한 회의론이 무성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MBC 경영진이 보여준 성과란 전무하다 할 만하다.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증진과 진영이념 전파에만 앞장선 모습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반드시 바뀌어야만 한다. 지상파 공영방송 MBC에는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책무와 같은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할 길'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상파방송은 이제 '레거시 미디어'라고 불리면서 과거 유산처럼 취급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는 좋게 말하면 과거를 풍미했던 전통적 대중매체란 뜻"이라며 "그러나 한편 어떤 유산을 남긴 존재로 기억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 아니겠느냐. 현재 우리 사회 일부는 MBC를 가짜·편파 왜곡 방송의 대명사로 규정하면서 정파(停波) 또는 해체해야 할 존재로 취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전 국장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 MBC에 더 기대할 것이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공영방송으로서 MBC가 해야 할 의미 있는 일들이 아직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경영기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먼저 '가짜뉴스'를 퇴출하고 시사보도 콘텐츠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 더불어,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지상파 공영방송에 새로이 요구되는 미완의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6일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방송법 개정 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지난 4월 26일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방송법 개정 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다음은 28일 발표된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의 칼럼 전문.


<공영방송 MBC에게 아직 남아 있는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할 길?>


미국 국민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의 마지막 詩句는 다음과 같다.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그러나 나에겐 지킬 약속이 있어, 잠들기 전 그 길을 더 가야해.”


지상파 공영방송 MBC에게도 아직 의미 있는 여정이 남아 있을까? 지상파방송은 이제 ‘레거시 미디어’라고 불리면서 과거 유산처럼 취급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 좋게 말하면 과거를 풍미했던 전통적 대중매체란 뜻이다.


그러나 한편 어떤 유산을 남긴 존재로 기억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 아닐까? 현재 우리 사회 일부는 MBC를 가짜·편파왜곡 방송의 대명사로 규정하면서 정파(停波) 또는 해체해야할 존재로 취급하고 있다.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 MBC에게 더 기대할 것이 있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공영방송으로서 MBC가 해야 할 의미 있는 일들이 아직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경영기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먼저 ‘가짜뉴스’를 퇴출하고 시사보도 콘텐츠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 더불어,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지상파 공영방송에게 새로이 요구되는 다음과 같은 미완의 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1. 콘텐츠 산업 전반의 격조와 품격을 높이는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 선도


먼저 방송철학과 관련 있는 본질적 차원의 역할부터 논해보자. 공영방송의 존재로 인해 방송 산업 전체 질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때 이를 ‘공영방송의 승수효과’라고 영국 컨설턴트 마크 올리버(BBC에서 전략담당 책임자로 근무하기도 했음)가 지칭했다.


거시경제학의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 개념을 차용했다. 2005년에 그는 제작 퀄리티가 높으면서 시청률도 잘 나오는 공영방송의(공익성 높은) 프로그램을 승수효과를 뚜렷이 발생시키는 대표적 유형의 프로그램으로 지적하였다. BBC는 역사드라마, 대형 다큐멘터리에서 뿐만 아니라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평균보다 높은 제작비를 투입하여 질을 높였고 시청률도 잘 나왔다.


이렇게 높아진 시청자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미국 상업 어린이채널이 영국에 공급할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는 제작단가를 높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가 BBC같은 공영방송의 존재가치를 증명한다고 올리버는 주장하였다. 그러나 2023년 지금의 한국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공영방송이 제작비를 더 많이 투입하는 방식으로 승수효과를 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과거 MBC에 <느낌표>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내용도 유익했고 재미도 주는 이른바 MBC표 ‘착한 예능’ 또는 ‘공영적 예능’이라 할 만한 콘텐츠였다. 시청자 반응도 좋아 ‘승수효과’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콘텐츠는 이제 상업채널(비근한 예를 들자면,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더 잘 만드는 아이러니한 결과로 이어졌다. BBC는 지속적으로 그런 장르에서 시장 리더십을 유지해올 수 있었지만 MBC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MBC는 이제 제작비 증가가 아닌 프로그램 ‘품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승수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MBC자체 콘텐츠 제작에 이런 기조를 반영하는 것이 우선인데 여기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저널리즘 분야에서 해외 모범 콘텐츠를 수급·편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 선정성과 선전선동이 배제된 절제되고 격조 높은 영상과 언어, 품격 있는 전문성을 갖춘 미디어 퍼스널리티들의 클래스(격)를 적극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바로 이런 것이 우리 언론이 지향해 나가야 할 모습이구나’라는 인식을 MBC 내부는 물론 산업 전반에 넓게 퍼지도록 앞장서야 한다. 반드시 지금의 콘텐츠여야 할 필요도 없다. 위 특성들을 갖추고 세계 저널리즘 발전에 한 획을 그었던 과거 콘텐츠를 적절한 전문적 해설을 덧붙여 <저널리즘의 명작(클래식)>시리즈로 편성할 수 있다.


현직 저널리스트들에 대한 교육도 형식이나 외양에 치중하기보다 위와 같은 특성을 내면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해야 한다. 품격 있는 저널리즘이 MBC에서 먼저 자리 잡아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MBC가 지난 60여 년 동안 누려온 독과점적 지위로 갖게 된 특권적 혜택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거창하게 말하자면 콘텐츠미디어 산업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무를 다할 때 콘텐츠미디어 업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까지 파급되는 승수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지난 60여 년간 크게 발전했다. 동시에 그림자도 짙어졌다. 성공에 대한 강박,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불만, 사회적 룰의 공정성에 대한 회의, 타인에 대한 불신, 미래에 대한 불안 등 부정적인 집단의식이 배태되었고 집단 스트레스가 고조되었다.


만인과 만인 사이의 갈등과 분노 지수가 매우 고조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것을 진정시키고 보다 안정된 상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남 탓 하거나 상대 양보를 먼저 요구하는 자세보다는, 자기가 먼저 의무를 다하는 자세가 확대되어야한다. 솔선수범의 자세,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결과적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입은 사람들이 먼저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져야 할 수밖에 없다. MBC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나의 이런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서 그 실천을 통해 ‘언론의 책무성’을 높이고 선전선동과 황색 저널리즘의 폐해를 줄여 산업전반의 격조와 품격을 높이는 승수효과로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2. <M-크리에이터 네트워크> 문화향유 기회를, 재능개발 기회를!


MBC 사명(社名) 문화방송에는 ‘문화’가 들어가 있다. 이름 그래도 고품격 ‘문화콘텐츠’를 강화해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게도 세계적 수준의 문화에 접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충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이는 클래식 음악, 미술 전시, 도서 출판 전문가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가능하다. <M-크리에이터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과학기술, 철학사상, 인문교양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까지 확장해나가야 한다. 콜라보의 결과물들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MBC는 크리에이터들의 동영상플랫폼을 론칭할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 채널로도 전송하고 자체 앱이나 웹기반 플랫폼도 병행하면 된다. 사실 이런 형태는 이미 다수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MBC만이 차별화할 수 있는 세 가지 포인트가 있다.


▲우선 지상파 TV와 라디오 채널에 <M-크리에이터 지식·컬처 존>과 같은 이름으로 정기적인 타임 존(편성 블록)을 편성한다. <M-크리에이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중에서도 특별히 널리 소개할 만한 것들을 추려 방송하면 좋을 것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 포맷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두 번째 차별화는 오프라인 행사와의 연계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과거 MBC가 주관했던 문화 이벤트들을 현시대 트렌드에 맞춰서 업그레이드하여 리부트하는 것이다. <MBC 신춘문예>, <MBC 구상조각 대전> 등 과거 전성(?)시대의 문화전시 이벤트들의 창의적 부활을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을 도모해보자는 말이다.


▲세 번째 포인트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교육과 실습까지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와 협업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이미 방문진은 <저널리즘 스쿨>을 MBC 협조를 얻어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저널리스트 양성에만 한정되어 있는 그 기능을 청년은 물론 중장년에서 노년 세대까지 아우르는 예비 크리에이터들을 교육시키고 그들의 작품들을 실습해볼 수 있는 것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교육 → 실험작(졸업작) 제작 → 크리에이터로 시장 진출’로 이루어지는 성장단계별로 맞춤 교육과 지원을 제공한다. 이 세 번째 차별화 포인트가 특히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지금 대한민국에 중요한 사회적 문제인 청년취업, 인생이모작, 노령화, 세대 간 갈등 완화·해소에 이 프로젝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 수료자들은 향후 MBC의 콘텐츠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첨언할 것은 이들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담보해주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추진해야 한다. 참가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선별적으로 MBC가 지난 세월 축적해놓은 방대한 콘텐츠 아카이브를 개방함으로써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풍부한 소재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다.


3. 글로컬리즘(GLOcalism)의 멋진 신세계, MBC 지역사 통한 지역경제·문화 활성화


최근 MBC PD들이 글로벌 OTT 업체인 넷플릭스에 <피지컬: 100>, <나는 신이다>를 제작·제공하여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런 콘텐츠는 MBC 채널을 통해서는 방영되지 않으므로 MBC 자체 광고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MBC 지역계열사(이하 ‘지역사’)의 경우에는 이런 성공의 수혜를 전혀 입지 못한다.


앞으로 이런 사례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경우 본사만 OTT로부터 일정 제작수익을 올릴 수 있다.(물론 IP가 넷플릭스에 귀속되므로 MBC 본사도 글로벌 OTT의 하청제작자 처지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지가 악화된 MBC 16개 지역사들에게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 구조이다.


2022년 16개 지역사 중에서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곳은 그 절반인 8개사에 불과했다(영업 손익 기준으로는 12곳이 손실 기록). 이것은 2021년 6개사만 흑자(영업 손익 기준으로는 3개사)를 낸 것에 비해서는 그나마 좀 나아진 것이다(2020년은 단 두 곳만이 흑자를, 2019년과 2018년은 모든 지역사가 당기순이익과 영업 손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었다). 지역사 경영성적은 본사와의 커플링 현상을 그 특징으로 한다.(2018년과 2019년은 본사도 적자). 그러나 본사의 OTT 납품 증가 등으로 앞으로는 양자가 디커플링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사 미래를 위한 그러니까 공영방송으로서 MBC 그룹 차원의 전략은 어떻게 다시 정립해야 할까? 환경이 급변한 만큼 단순히 지역프로그램의 경쟁력 개선 차원이 아니라 본사와 지역사의 공존과 동반성장에 관한 원칙을 근본적 차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제1원칙은 자기혁신이다. 본사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먼저 본사가, 그리고 관계사들도 ‘회사가 망하는 시나리오 워크숍’ 같은 것을 실시해 현실직시와 위기탈출 해법을 찾는 기회를 갖도록 본사 CEO가 직접 독려해야 한다. 여기서 도출된 결론은 반드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제2원칙은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에 대한 합의다. 일감 몰아주기·독점적 사업권·우호적 계약조건 같은 것은 진정한 동반성장이 아니다. 이런 온정적·일방적 관계는 동반쇠락을 가져올 뿐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지역사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자력 발전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첨단 트렌드를 주목하는 사람들에게는 읽혀지던 ‘서울을 떠나는 밀레니얼 세대 현상’ 같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 대신 지역을 선택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디자인하려는 충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로컬 밀레니얼’이라 불리기도 한 이들은 제주도, 강릉, 남해, 통영, 속초 등지에서 자신만의 개성·취향을 살린 다양한 분야의 창업을 하고 있다.


이른바 로컬 씬을 활기차고 다채롭고 트렌디하게 창조하기 시작했다. 이들로 인해 지역은 카페, 맥주, 굿즈, 게임, 먹거리,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집결지가 되고 있다. 노쇠하고 조락하던 지방이 젊어지고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해당 지역이 가진 특징을 접목해 자기 전문분야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기획하여 발현시키고 있다. 지역사들은 이들과의 생산적 협업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기존 지상파 방송에 이들을 소개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온라인 등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한 새로운 로컬 콘텐츠도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생산해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지역민들이 제작하고 지역민들이 공유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차적 성격을 가지게 됨으로써 순수 지역성 강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유튜브 등 脫지역적 플랫폼을 통해, 2차적으로는 국내 다른 지역 그리고 나아가 해외로까지 확장된, 지역과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컬리즘을 지향해야 한다. 최근 이런저런 잡음도 일부 들리지만 많은 외지인들을 몰려들게 하였다는 <백종원의 예산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백종원 씨의 유튜브 채널과 연계)> 같은 사례를 보라.


지역사들도 다년 간 구축한 해당 지역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런 방식의 협업을 ‘미래의 백종원’이 될 수 있는 로컬 밀레니얼들과 온-오프라인을 연계시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앞서 말한 <M-크리에이터 네크워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결합시키는데 MBC 지역사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줘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글로벌 대중문화의 트렌드 세터이자 리더로 다시 뛰는 MBC 그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공영방송 존재의의에 대한 회의론이 무성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MBC 경영진이 보여준 성과란 전무하다 할 만하다.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증진과 진영이념 전파에만 앞장선 모습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이제는 반드시 바뀌어야만 한다. 지상파 공영방송 MBC에게는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책무와 같은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할 길”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 위 내용은 2023년 MBC 사장 공모 지원 시 작성하였던 필자의 <MBC 경영계획서>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힌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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