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前 제1야당 대표 교체 필요성 제기
"윤대통령과 이재명 비호감도 똑같은데
저쪽은 불변, 이쪽은 변화 있을 수 있어"
총선 전망 "위험하기로 따지면 민주당"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각각 정부·여당과 제1야당의 '총선 얼굴'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총선 전망은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위험하다고 진단하면서도, 대통령과 달리 제1야당 대표는 교체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카드'라고 설명했다.
유인태 전 총장은 19일 의원회관에서 '새로운 질서 포럼' 주최로 열린 '정치교체와 정치복원, 원로·미래와의 대화'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했다. 당초 여야 진영에 속한 정치 원로로 유 전 총장과 함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나설 예정이었으나, 윤 전 장관은 건강 문제로 참석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총장은 이재명 대표와 이 대표의 맹목적 극성 지지층, 소위 '개딸'을 겨냥해 "민주당의 가장 큰 약점은 강성 지지층"이라며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는 정당은 망한다. 21대 총선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강성에 끌려다니다가 저렇게 되지 않았느냐"고 주의를 환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태극기 부대'에 끌려가는 것으로 비쳤다면, 이쪽(민주당)은 개딸이니 뭐니에 휘둘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위험하기로 따지면 민주당이 (더)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 진영을 질타한 유 전 총장은 칼끝을 돌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당에 대한 장악력이 옛날 (제왕적) 총재 시절보다 더한 것 아니냐"며 "정치학자들이 '헌정 체제가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윤 대통령의 시대적 역할'이라고 얘기하더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처럼 유 전 총장이 여야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지만, 내년 4·10 총선에서 이른바 '제3지대 신당'이 돌풍을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양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유인태 전 총장은 "심정 같아서는 3당이 양당을 확 휩쓸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면서도 "양당에 대한 실망은 높은데, 시대적 명분이나 흐름, 과연 민심이 (호응)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총선이 양당 구도로 치러질 경우 지금으로서는 민주당이 위험하다고 진단한 유 전 총장은, 하지만 민주당의 '비장의 카드'로 '얼굴 교체'가 남아있다는 점은 시사했다. 국민 직선으로 선출된 '정부·여당의 얼굴' 대통령은 임의로 바꿀 수 없는 반면 제1야당 대표는 총선 전에 교체하는 게 가능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유인태 전 총장은 "이쪽(민주당)이 하나 갖고 있는 카드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비호감도가 똑같은데 저쪽(대통령)은 불변이고, 이쪽(이재명 대표)은 변화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비호감도가 높은 선거의 얼굴을 민주당은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게 민주당의 카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