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전 MBC 사장, 3일 페이스북에 '언론 장악, 방송 장악이란?' 글 올려
언론 장악, 방송 장악이란?
제가 정치부장 때의 일입니다. 함께 일하던 차장이 민감한 내용일 수 있는 리포트 기사를 다듬어서 "부장, 한 번 보시죠 어떤지" 할 때였습니다. 갑자기 언론노조 간부가 정치부로 오더니 "부장님, 이렇게 데스킹을 보면 안 되지요" 하는 것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소리를 질러 내쫓았지요. 보도국에서 한때 저와 함께 일했던 한참 후배인 그 언론노조 간부는 돌아가면서도 뭘 잘 못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언론노조 간부는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뉴스시스템을 통해 기사를 보다가(사실상 검열) 제가 데스킹을 다 본 줄 알고 급히 정치부로 와 엄중하게(?) 꾸짖고 항의하려 했던 것이죠.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았다고 판단 한 것이겠지요. 본질적으로 군사 정권 시절 정부 당국자가 오가며 했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요.
지금은 어떨까요? 현직에 있는 후배들 이야기를 들으니 아예 편집회의에 언론노조원이 참석해 속기록을 작성한다고 합니다. 단체협약을 통해 그렇게 하게 했다고 하는 군요. 주요 간부들을 임명 할 때는 언론노조의 동의가 필요하고요.
언론자유를 위해서는 최소한 뉴스 편집 과정 자체가 보호되는 것이 기본이고 편집회의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해야 합니다. 정치권력 뿐 만 아니라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이런 상황인데 언론노조가 장악한 노영방송에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방침에 반한 토론이 가능하겠습니까? 민주당의 전위 부대, 선전 선동 기구로서 충실히 역할을 다할 뿐이겠지요.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을 때의 일이 눈에 선합니다. 언론노조원들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과 KBS 이사들의 학교와 교회에 까지 찾아다니며 행패를 부렸지요. 결국 민주당 방송장악문건 그대로 실행돼 저와 고대영 KBS 사장이 해임됐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언론 장악, 방송 장악입니다. 민주당과 언론노조, 노영방송과 언론노조 기관지나 다름없는 매체들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와 국민의 힘 가짜뉴스 괴담 방지 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저를 함께 거론하며 일제히 "과거 언론 장악" 운운 하고 있습니다. 온갖 가짜뉴스와 비방을 쏟아내고 있지요.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고, 지나가던 멍멍이도 웃을 일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