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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임명은 '끝이 아닌 시작'…박성중 '역할론'에 주목


입력 2023.08.27 16:33 수정 2023.08.27 16:33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방송정책 수장 改任에 1년 5개월

이동관 "오른쪽 기울이겠다는 게

아니라 똑바로 평평하게 하겠다"

과방위 여당 간사 역할, 더욱 중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7월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문재인 정권 공영언론인 블랙리스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이 이른바 '공영방송 문제'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방송을 관할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 박성중 의원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도 집권여당의 국회에서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지금까지의 분투를 평가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반발 속에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지만 임명을 단행한 것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지난해 3·9 대선으로부터 기산하면 방송정책의 수장을 바로잡는데 무려 1년 5개월여가 걸렸다는 점에서 '신속한 임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민주당은 임명 직후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철저히 무력화했다. 잘못된 인사를 국회 무시라는 방식으로 정당화하려는 잘못된 정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권칠승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 문재인 정권의 첫 방송통신위원장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강행을 한 것은 동일하다.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자녀를 좋은 학군에 진학시키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자녀의 국적 문제까지 불거져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휴가 중 전자결재까지 불사하며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부응하듯 이효성 전 위원장은 "MBC 사장과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의 임기는 무조건 꼭 법적으로 보장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영방송 사장이 공정성을 지키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친(親)민주당 성향의 한 인사가 당시 방통위원을 솎아내는 과정이었던 해임청문회에서 "방송은 힘있는 놈이 먹는 것"이라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듯이, 결국 정권의 '방송장악'의 선례를 만든 것은 문재인 정권이었다. '민주당이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동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영방송이) 정권의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시청자에게 유익하고 올바르고 공정한 내용을 전달해 국가·사회에 도움이 돼달라는 것"이라며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방송 진형을 오른쪽으로 기울이겠다는 게 아니라, 똑바로 평평한 곳에서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방송 진형을 왼쪽으로 기울이는 작업에서 이효성 위원장의 임명 강행이 '끝이 아닌 시작'이었듯이, 다시 똑바로 평평한 곳으로 만드는 작업 또한 이동관 위원장의 임명은 '끝이 아닌 시작'일 수밖에 없다"며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국회에서의 역할도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성중, 엄혹했던 야당 시절부터 '방송
정상화' 문제에 분투…문제제기 선봉
'정연주 방심위'에 "어떤 일 벌어질지
불보듯 뻔해"…박성중 '예언' 그대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윤두현·홍석준 의원과 함께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봐주기 심의'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대검찰청 민원실에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와 관련,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박성중 의원의 '역할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선출직 정치인 치고 굳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방송 문제에 발을 담그려고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데, 엄혹했던 야당 시절부터 '방송 진형 정상화' 문제에 분투해서 지금까지 상황을 이끌어온 선봉장 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박성중 의원은 야당 초선 의원인 20대 국회에서부터 주로 과방위에서 활동하며 당 미디어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이어 재선 고지에 오른 21대 국회에서는 과방위 간사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의 편향적인 미디어 상황을 향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지난 2021년 7월 문 전 대통령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추천했을 때, 박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방송이 여권의 선거운동원이 돼 '내곡동 생태탕' '페라가모 구두' 등 온갖 편파·왜곡 방송을 자행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방송심의기관의 책임자에 이런 사람을 앉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직후 정연주 전 사장은 방심위원장으로 호선됐으며, 상황은 박 의원이 "불보듯 뻔하다"고 예견했던 상황 그대로 흘러갔다.


박 의원은 '정연주 방심위'에서 라디오방송 패널 불균형 심의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한데 이어, 최근에는 "정연주 방심위원장 취임 이후 방심위 사무처가 국민의힘이 제기한 편파방송 민원 중에 자체적으로 각하한 게 1216건 중 60%인 707건"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결국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17일 방심위원장에서 해촉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3·9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로 발탁된 박성중 의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도 이제 집권여당이 됐다는 이유로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성명과 보도자료를 내며 활동해왔다.


성명을 통해서는 지난해 11월 '더탐사'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강남구 자택 공동주거침입 혐의 사건 직후 '주거침입 범죄집단 '더탐사' 당장 폐쇄 조치하라'를 비롯, '민노총 언론노조 공영방송 영구장악 법안은 의회폭거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가짜뉴스' 주범 양이원영 의원 징계하라' 등 특정 성향 유튜브와 노조, 민주당 의원 등을 가리지 않고 비판·견제·감시했다.


박성중, 최민희 정보산업연합회 전력
파헤쳐 법제처 회부 이끌어내는 활약
토론회·항의방문 등 '현장정치' 매진
"최고위 인사, '참 열심히 일하는 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의 한 공영방송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최근의 보도자료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지난 3월 방통위원으로 추천한 최민희 전 의원과 관련해 ICT·통신사의 이권을 대변한 전력을 파헤친 활약이 눈에 띄었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최민희 전 의원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으로 연합회 업무를 주도하면서 주요 현안을 수천 건이나 결재했고, 통신사 대표들과 회담을 여러 차례 가졌으며, 기업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 상임위원장·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주선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최 전 의원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상근부회장을 역임하며 총 4억8400만 원 이상을 받는 특혜를 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통위법은 '방송통신 및 기간통신사업에 위원 임명 전 3년 이내에 종사했던 사람은 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방통위원은 고도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므로, 기간통신사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합회의 상근임원은 '기간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했던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송곳 지적'이 제기되자 방통위는 최민희 전 의원과 관련해 방통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법제처에 판단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최 전 의원의 결격사유 판단에 관해서는 법제처에서 판단 중이다.


성명서·보도자료와 같이 '말과 글로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토론회·항의방문 등 '현장정치'에서도 박 의원의 활약이 돋보인다는 관측이다.


박 의원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7월 '문재인 정권 공영언론인 블랙리스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과거 정권의 잘못을 되짚어보는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9월에는 실제로 공영방송 항의방문 과정에서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 최고위 인사가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박성중 의원을 지칭해 '참 열심히 일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는 이야기가 있더라"며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한 만큼, 그동안 열심히 해온 인사들의 분투에 대해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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