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영매체 "푸틴 초청으로
김정은 방러…푸틴과 회담"
크렘린궁 "푸틴 초청받은
김정은 며칠 내로 방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반 만에 정상회담을 갖는다. 불법 행위를 거듭하며 국제사회 '변두리'로 밀려난 북러 정상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대 의지를 피력할 거란 관측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오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며 "방문 기간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상봉하고 회담을 진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크렘린궁도 같은 시각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김 위원장이 며칠 내(in coming days)로 러시아에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도착 시간, 정상회담 일정 및 장소 등은 공지하지 않았지만, 해당 보도는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한국 시각으론 오후 8시, 모스크바 시각으로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점이었다.
북러 당국이 김 위원장의 방러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 정보당국이 이달 초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지만, 양측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크렘린궁은 공식 발표 직전까지도 자국 언론에 김 위원장 방러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
한국 측이 이날 오후부터 김 위원장 전용열차 움직임을 언급하자 북러 당국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전용열차 편으로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 당국은 관련 정황을 포착하고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장 전용열차는 이날 오후까지 북한에서 운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난 10일 개막한 동방경제포럼(EEF)을 계기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거란 평가가 힘을 얻었지만,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 방러 사실을 공지하기 앞서 자국 언론에 "북러 정상이 EEF에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별도 일정을 꾸려 회담을 가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러 군사·경제협력 구체화 전망
이번 정상회담에선 군사협력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포탄 등 북한의 살상무기 지원을 바라고 있고, 북한은 위성 및 핵추진잠수함 등 러시아의 첨단기술 이전 등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북러는 각급에서 접촉면을 넓히며, 동맹의 기본 요건으로 평가되는 '공통의 위협인식'을 확인하는 수준까지 나아간 바 있다.
강순남 국방상은 지난달 24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를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러시아 인민의 정의의 위업에 다시 한번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며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정의의 싸움에서 러시아와의 전투적 우의와 단결을 백배해 나갈 것"이라고 했었다.
북러가 사실상 반미 전선 구축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로 한 만큼, 준동맹 수준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7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나 연합훈련을 제의한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한 두 정상 간 합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양측은 군사 분야 외에도 북한 관광 및 노동자 파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재건사업 등 경제 협력 이슈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국제사회 제재 여파로 외화벌이 등에 어려움을 겪어온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해 '우회로'를 마련하려 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