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동규에게 "인섭이형 껴있으니 백현동 신경 써 주라"…검찰, 영장에 적시

검찰 "이재명-김인섭-정진상, 불법 공생관계 유지하며 범죄 품앗이"

"이재명, 2005년 김인섭에게 '내년 성남시장 출마하겠다' 말할 정도로 가까워"

"정진상, 김인섭으로부터 '백현동 사업 도와달라' 부탁받고 300회 연락 주고받아"

"2016년 성남시장이던 이재명이 단식할 때 김인섭 위로차 방문…이후에도 인연 계속"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월17일 오후 수척해진 모습으로 당 대표실 앞을 걸어가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백현동 개발사업은 인섭이 형님(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이 끼어 있으니 진상이(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하고 잘 이야기해서 신경 좀 써줘라"며 이 대표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말했다는 내용을 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5년 3월 유 전 직무대리에게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을 지난 18일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이자 이른바 '검사 사칭' 재판에서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씨로부터 "이재명의 제도권 최측근은 정진상이고 비제도권 최측근은 김인섭"이라는 진술도 확보하고 영장 청구서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이런 진술 등을 근거로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김 전 대표가 "불법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범죄를 품앗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05년 김 전 대표에게 "형님, 제가 내년에 성남시장 출마를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이듬해 김 전 대표는 이 대표 성남시장 선거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2006년 선거에서 낙선한 뒤 김 전 대표와 사이가 멀어졌고 백현동 사업 당시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전 대표 역시 "2010년 이후 이 대표와 연락이 끊겼다"는 취지로 둘 사이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정 전 실장은 2014년 초 김 전 대표로부터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 하니 많이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같은 해 4월부터 1년여 동안 300여 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실장은 성남시 도시계획팀에 "인섭이 형이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니 잘 챙겨줘야 한다"며 사업자 요구대로 잘 처리해 주라는 취지의 지시도 했다.

또 검찰은 2015년 3월경 이 대표가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공사가 참여하면 200억원을 확정이익으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받고도 비슷한 시기 공사가 참여하지 않게 해 달라는 김 전 대표의 청탁을 정 전 실장으로부터 전달받고 공사의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유 전 직무대리가 성남도개공이 배제된 이유를 묻자 "그게 언젯적 이야기인데 진상이가 이야기 안 했느냐. 정 실장과 인섭 형님이 다 이야기하고 그렇게 결정됐는데 못 들었냐"고 반문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2016년 6월경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할 때 김 전 대표가 위로차 방문했는데 당시 이 대표는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며 출소한 김 전 대표를 위로했다는 내용도 영장 청구서에 포함시키며 둘 사이의 인연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