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무기거래 경고한
尹 유엔총회 연설 비판
북한 관영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을 "놈" "바보" "멍텅구리" 등으로 지칭하며 막말을 쏟아냈다.
북한·러시아 간 무기거래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발언을 문제 삼으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정치 문외한, 외교 백치의 히스테리적 망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괴뢰역도가 제78차 유엔총회 마당에까지 게바라가(나돌아) 입에 게 거품을 물고 우리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악랄하게 헐뜯었다"며 "초보적인 정치 지식도 국제관계 상식도 전혀 없는 괴뢰가 스스로 미국의 어용 나팔수, 확성기로 나서 무턱대고 악청을 돋우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놈(윤 대통령)은 전통적인 조로(북러)친선 협조관계를 저들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로, '지역과 전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매도하면서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망처망한 나발을 불어댔다"며 "이웃나라들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은 발화 주체와 전달 매체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어 이목을 끈다.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윤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발화 주체'에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기사의 작성자는 국제문제평론가로 추정되는 김윤미 명의로 작성됐다.
윤 대통령을 강하게 헐뜯되 '급'을 낮춰 북한 당국의 공식적 입장 표명이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모양새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은 대외선전매체에나 실릴 법한 막말 기사를 공식 대외매체를 통해 보도하면서도 북한 주민들이 직접 소비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다.
北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 세계질서 확립 지향"
북한은 이번 보도에서 윤 대통령 '어록'을 직접 거론하며 비꼬기도 했다.
통신은 "안팎에서 국제적인 말썽거리, 외교참사만 초래하는 정치문외한의 실체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며 윤 대통령이 △아랍에미레트(UAE) 순방 중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언급한 사례 △'한중일'을 '한일중'으로 바꾸어 표현한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이런 오물통 같은 골통으로 조로 친선관계 발전의 심오하고 지대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라며 "대외정책 기조를 아이들 말장난하듯 순간에 뒤바꾸고 국가 간 관계를 적아(敵我)관계라는 이분법으로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이런 멍텅구리가 가장 큰 외교마당인 유엔총회 무대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유엔의 영상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지역 대국들을 고립·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인디아태평양(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에 편승하여 천년 숙적과도 거리낌 없이 입을 맞추고, 대양 건너의 침략 무력을 끌어들여 지역을 소란케 하는 지역정세의 파괴자, 교란자가 다름 아닌 윤석열 괴뢰역도"라며 "이런 바보가 감히 자주와 평화를 위한 지역나라들 사이의 우호적인 협조를 건건이 '위협'으로 걸고들어 미국의 돌격대가 되어 국제적인 대결구도 형성에 발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따위가 우리의 친선적이고 정상적인 대외관계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세상에 '정치적미숙아' '외교백치' '무지무능한 집권자' 등의 망신스러운 오명만 쓰고 다니는 윤석열 괴뢰역도의 히스테리적 광기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 인류의 자주화 위업을 위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 세계질서의 확립을 지향하는 우리 국가의 대외정책은 그 무엇에도 구애되지 않을 것이고, 친근한 인방들과의 친선협조 관계는 계속 승화발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밀착을 꾀하는 북한 대외정책이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균열을 내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 세계질서 확립"이라는 '다극질서 추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