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오픈서 오구플레이, 3년 자격 정지 징계
KGA가 튼 물꼬, KLPGA 역시 징계 경감 내릴지 초미의 관심
여자 골프 ‘핫 아이콘’ 중 하나인 윤이나(20·하이트진로)의 복귀 길이 열렸다.
대한골프협회(KGA)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6일 윤이나의 출전정지 기간을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경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협회 측은 윤이나의 징계를 경감한 이유에 대해 △협회의 징계 결정에 순응하고 △징계 이후에 50여 시간의 사회봉사활동과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진지한 반성과 개전의 정이 있고 △구제를 호소하는 5,000여 건 이상의 탄원 △3년의 협회 징계가 국내 전체프로투어 3년 출전정지로 이어져 중징계에 가깝다는 여론적 평가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이나는 지난해 6월 열린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서 경기 도중 잘못된 공으로 플레이(오구 플레이)했고, 규칙 위반 사실을 뒤늦게 신고하면서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윤이나는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고 항소 대신 자숙의 길을 택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 대회에 참가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이제 윤이나는 사회봉사활동 50시간을 이수한 뒤 내년 2월 18일 골프계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이번 경감은 KGA 주관 대회(한국여자오픈)만 해당되기 때문에 투어 대회를 직접적으로 관장하는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KLPGA 역시 지난해 KGA의 징계 결과가 나온 뒤 똑같이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KGA가 경감을 의결하면서 KLPGA 역시 징계 수위를 낮출 명분이 마련됐다.
만약 KLPGA가 KGA와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윤이나는 2024시즌 시작부터 KLPGA 투어에 복귀할 수 있다.
사실 여자 골프 입장에서 윤이나라는 존재는 결코 놓칠 수 없는 흥행 카드다. 윤이나는 압도적인 드라이버 비거리와 수려한 외모로 지난해 KLPGA 투어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장본인. 즉, 윤이나가 복귀한다면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여자 골프는 흥행의 날개를 덧댈 수 있다.
다만 징계 감경을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구 플레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사의 스포츠 골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기 때문. 이에 KLPGA 역시 KGA와 마찬가지로 사안의 심각성이 중대하다며 중징계를 내렸다.
이제 공은 KLPGA로 넘어왔다. 징계 감경과 유지,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심사숙고에 들어갈 KLPGA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골프팬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